메르스에 얌체 음주운전자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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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얌체 음주운전자 '기승'

발병지역 단속중단 정보 악용… 유성서 교통 사망사고까지

  • 승인 2015-06-10 18:21
  • 신문게재 2015-06-11 6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는 임모(37)씨는 최근 회사 동료와 회식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선 음식과 함께 소주잔이 돌려졌다.

2시간 정도의 회식 자리를 끝낸 임씨는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놓고 고민해야했다. 식당 주차장에 자신의 승용차가 있었기 때문.

평소 같았으면 머뭇거림 없이 대리운전을 불렀을 테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음주운전 단속을 중단했다는 정보를 알게되면서 직접 운전대를 잡을지 망설였던 것.

그는 10여 분 정도 고민 끝에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향했다.

임씨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운전하는게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며 “메르스 탓에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것도 찜찜하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메르스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음주운전 단속 중단을 노린 '얌체 운전자'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홍보 강화 등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음주운전 단속 지침을 지난 9일 각 지방청에 내려 보냈다.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지역은 차량 검문 형태의 음주단속을 지양하고 선별적 단속을 실시하라는 게 핵심이다. 대전과 충남지역도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이런 정보를 접한 운전자들이 술을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는 경향이 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경찰이 불가피하게 선별적으로 단속하는 것을 악용하는 것. 이날 새벽에도 음주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가 있었다.

이날 오전 4시 15분께 대전 유성구 지족동 노은지하차도에서 음주 운전자가 몬 승용차가 앞에 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보만 믿고 음주운전을 하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있다.

경찰이 음주단속을 전면 중단한게 아니기 때문이다. 메르스 발생지역의 음주단속 지침에는 일정 도로를 차단해서 차량 검문방식의 음주운전 단속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

대신 주요 거점지역에 경찰관을 배치해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골라 선별적 단속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 음주운전 신고 시 해당 차량을 추적해 단속하게 된다.

따라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이상한 행위로 경찰에 적발될 때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메르스 발생지역이라고 해서 음주운전 단속을 전혀 않하는게 아니다”며 “괜찮겠지 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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