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옥 충남대병원장 "메르스 원내 전파 '0건'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김봉옥 충남대병원장 "메르스 원내 전파 '0건'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완벽한 격리·의료진 보호복장, 음압격리병실·병상 15개 마련 병원 내 전파 가능성 전혀 없어, 오히려 아파도 내원 안 한다면 국민 건강 더 위험해질 수 있죠

  • 승인 2015-06-09 14:07
  • 신문게재 2015-06-10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중도초대석] 김봉옥 충남대병원장

충남대학교병원 역사상 최초의 여성 병원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김봉옥<사진> 충남대병원장이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개원이라는 역사적인 일을 추진함과 더불어 충남대학병원이 국가지정 메르스 환자 격리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과로와 스트레스 속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어려움에 대처해나가는 위기대응능력을 통해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인정을 받고 있다. 이에 지난 5일 충남대병원장실에서 김봉옥 원장을 만나 메르스 관련 근황과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추진 상황, 그리고 병원장 임기의 반을 지낸 소회 등을 들어보았다.

-원장님, 요즘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때문에 많이 힘드시지요?

▲많이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충남대병원은 우리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서 지난 43년간 시민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국립대병원으로서 전염성 질환으로 격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음압병실은 병실 내부가 외부보다 공기압력이 낮아서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설치돼 있습니다. 또 병실 내부는 별도의 공기 순환 장비를 이용해 환기를 시행하고 있어서 환자가 호흡하는 공기가 병원의 다른 공기와 섞이지 않도록 차단되어 있지요.

-메르스 환자가 충남대병원에 오면 어떤 절차를 밟고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지요.

▲메르스 확진 환자를 저희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통보를 받으면, 의료진은 완전 보호복장을 하고 환자를 맞습니다. 환자가 앰뷸런스에서 내릴 때부터 격리병실에 입원할 때까지 완전히 격리된 통로와 출입구를 이용합니다. 이송 전후에 주변은 완전히 소독합니다. 병실은 이미 완전히 격리되어 있고 의료진은 고글을 포함한 완전 보호복장을 하고 환자를 진료합니다. 격리실의 의료장비는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 외부로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저희 병원에서는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환자와 접촉한 직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격리가 필요한 직원이 한 명도 없고, 메르스가 한 건도 전파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병원은 5개의 음압격리병상과 20개의 일반 격리 병상이 있고, 이번 메르스 발생 이후 이동식 음압장비를 긴급 구매해 10병상의 추가 음압병상을 준비했습니다. 1차 검사에선 양성이지만 확진 판정이 되기 전인 분, 또는 2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최종판정을 기다리시는 분도 따로 격리하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저희 의료진들은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며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덕연 진료처장(부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부서간 조율이 필요한 사항도 신속하게 결정하고 시행해 왔습니다.

의료진들은 우주복같은 완전 보호복을 착용하고 온몸에 땀이 흠뻑 젖도록 최선을 다해 정성껏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지치지 않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미 평소보다 2배 이상의 간호인력이 투입되었고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고 있습니다.

-메르스와 관련해 대부분 병원의 외래환자가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충남대병원도 마찬가지인지요.

▲외래환자 수가 지난주와 비교해 22% 감소했습니다. 아픈 곳이 있는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기는 불이익과 더불어 병원 경영난도 심각해지는거죠. 메르스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로 지역주민이 과도하게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병원에 와야 할 환자가 오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충남대학병원도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줄고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수술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단순히 환자 수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이 더 위험해질 수 있고, 병원들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국가지정 격리치료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충남대학교병원에 가면 메르스와 관련한 아무 문제가 없나요?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고 완벽한 설비가 갖춰진 독립적인 시설안에서 의료진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엄격한 안전수칙에 따라 활동하기 때문에 당연히 충남대병원에 오셔도 됩니다. 저희병원은 2010년부터 지역사회를 담당하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저희병원이 대전·충남 지역의 거점병원으로서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역할중의 하나로, 병원 구성원들은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병원전체 내부시설의 감염을 방지하고, 입원환자와 내원객의 안전을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 옆 외부시설에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이동경로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메르스 관련 환자가 저희 병원 격리시설에 수용된다고 하더라도, 감염성 질환이 병원의 다른공간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셔도 괜찮습니다.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텐데요.

▲저희 충남대학교병원은 SNS를 중심으로 떠도는 유언비어처럼 메르스 감염 전파 병원이 아니고, 메르스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입니다. 시민들께서도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보건당국과 관계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시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떠도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아픈 곳이 있는데 치료를 받지 않아서 더 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시민들께서 저희 의료인과 병원 가족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메르스가 의료기관에서 전파되다 보니 입원환자와 의료진이 가장 큰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진료현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진료를 기피하지 않고 진료의 현장을 당당히 지킬 수 있도록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중점을 두고 추진중인 세종충남대병원의 추진상황이 궁금합니다.

▲저희 병원은 대전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주하는 공무원과 가족, 세종시민들을 위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인력 양성 교육과 임상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2013년 3월 18일에 개원해 운영중인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은 의료 수익에 관계없이 종합병원이 건립될 때까지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중입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2018년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연면적 7만541㎡ 부지에 약 2844억원을 투자해 지하 4층, 지상 10층, 500병상 규모로 종합병원으로서의 진료와 교육, 연구와 공공의료서비스 등 주요 기능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이제 임기 중반을 맞이하고 계신데요. 그동안 병원경영을 책임지면서 느낀 소회가 어떠신지요.

▲저는 충남대병원이 '미래의료를 선도하는 연구중심의 창조적 명품병원'이 될 수 있도록 병원장으로서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미래의료를 선도하는 연구중심의 창조적 명품병원'이 가시적으로 한 순간에 보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2주기 의료기관 인증 획득, 2015년도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건립 예산확보와 토지매입, 병원 내부 사인류 리모델링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은 병원장인 저뿐만 아니라 보직자와 교직원 등이 모두 열심히 해줘야 하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셨고, 앞으로 JCI 국제 인증이 남아 있는데 계획은 어떠신지요?

▲충남대병원 임직원들은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엔 2주기 의료기관 인증 획득 현판식도 가졌지요.

의료기관 인증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환자의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운영 실태를 평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이를 인증받은 기관은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안전보장과 적정수준의 의료서비스 질을 달성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인증유효기간은 4년입니다.

충남대병원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실시하는 의료기관 2주기 인증조사에서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대전지역 최초로 상급종합병원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의료 질 향상과 환자안전에 대해 임직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실입니다. 2주기 의료기관 인증획득을 통해 올해 2015년은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연구중심의 창조적 명품병원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저희 충남대병원은 JCI(Joint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을 위한 기초평가(Baseline assessment)를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충남대학교병원은 국제적 수준으로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고 환자와 직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담·정리=한성일 취재3부장(부국장)

사진=이성희 기자


▲김봉옥 원장은= 김봉옥 원장은 지난해 10월 대한재활의학회 회장이 되었고, 현재 한국여자의사회 부회장으로 한국여자의사회 차기회장에 내정된 상태다. 2016년 57차 정기총회에서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현재 제39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고 국제키비탄 한국본부 한밭클럽 회장과 대한병원협회 국제이사를 맡고 있다.

학력

1969~1972 경기여고

1972~1978 연세대학교 의학사

1979~1985 연세대학교 의학석사

1989~1994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교내 및 병원 경력

1983년~1988년 전주예수병원 재활의학과장

1988년~2015년 6월 현재 충남대 의과대학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 교수

1996년~2003년 충남대의대 재활의학교실 주임교수

1996년~2002년 충남대병원 재활의학과장

2003년 9월~12월 충남대의대 의학과 의학교육학교실 주임교수

2005년~2006년 충남대 외국어(언어)교육원장

2008년~2010년 충남대 뇌과학연구소장

2013년~2015년 6월 현재 제21대 충남대학교병원장(법인7대)

교외경력

1997년~2015년 사회복지법인 선린복지재단 이사

2010년~2013년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

2010년~2014년 국제의지보조기학회한국지회(ISPO-Korea) 회장

2012년~2014년 대한재활의학회 회장

2014년~ 현재 한국여자의사회 부회장

2011년~현재 국제키비탄 한국본부 한밭클럽 회장

2014년~현재 대한병원협회 국제이사

2015년 5월~현재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수상경력

2006년 2월 충남대 우수 교수상(충남대 총장)

2009년 10월 대전발전유공시민상(대전시장)

2013년 12월 장애학생 교육 유공(교육부장관)

2014년 4월 일간보사신문 의사평론가

2014년 4월 제9회 대한의사협회 화이자국제협력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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