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이 확산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의 한 영화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주말과 휴일인 6~7일의 경우, 평소 같으면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부들과 연인들로 북적이던 대전과 공원과 백화점 등은 한산했고, 지하상가와 시내 중심가 거리와 상점가에는 평소에 비해 인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메르스 확산 소식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휴일을 보내면서 주말마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일어나던 주요 도로는 시원스레 뚫렸다.
메르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뒤 처음 맞는 주말인 7일 오후 중구 한 영화관은 활기를 잃어 버린 모습이었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다는 특성상, 이곳 영화관은 평소같았으면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객들로 매진 사례를 기록했지만, 이날 극장안은 한산했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을 찾기가 평소와 달리 쉽지 않았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은 주말이면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공연장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는 메르스 확산 우려에 따라 서둘러 손세정기를 공연장 입구에 비치돼 있었지만, 밀폐된 데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에 이미 예매된 티켓을 취소하거나 환불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그나마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끼고 공연을 관람하는 등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지하상가와 백화점 역시 '썰렁'한 모습은 마찬가지. 평소 지하상가는 내 마련된 쉼터에는 더위를 피하러 나온 노인들로 붐볐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면연력이 약한 60~70대 노인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20, 30대 젊은 연인들이나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만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메르스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지역 백화점도 서둘러 메르스 확산 차단에 나섰지만, 고객들의 메르스 공포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화점 1층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 한산했고, 일부 고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둘러 쇼핑을 마치고 백화점을 떠났다.
인근 공원도 화창한 날씨가 무색할 만큼 텅 빈 모습을 보였다. 서대전공원과 세종 호수공원 등을 찾은 나들이객들은 혹여 바이러스에 감염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이들의 등쌀에 떠밀려 나온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신신 당부했고, 마스크가 갑갑해서 하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들과 이를 타이르는 부모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처럼 날씨는 30도를 육박할 만큼 뜨거웠지만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도심 곳곳의 분위기는 서늘했다.
이 밖에도 당분간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발을 끊겠다는 사람, 친한 지인의 결혼식이나 돌잔치도 축의금만 보내겠다는 이들까지 극도의 조심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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