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긴 전통시장…온라인마켓 '폭주'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발길 끊긴 전통시장…온라인마켓 '폭주'

감염 우려에 방콕族 '급증'…무더위 악재겹쳐 상인 울상

  • 승인 2015-06-04 18:13
  • 신문게재 2015-06-05 7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메르스 공포 확산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이 비교적 한산하다.
<br />연합뉴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수가 35명까지 늘어난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이 비교적 한산하다.
연합뉴스
“요즘 파리도 안날려요. 경기 안 좋지, 날씨 덥지, 여기에 메르스까지 발생하니까 초상집이죠.”

때 이른 더위 속 '메르스'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이후 딱딱하게 굳어버린 소비자들의 마음이 올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메르스 발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격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마저 줄면서 상인들은 여름 비수기 관리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실제 4일 대전지역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중구 A전통시장은 그동안 북적거리던 분위기와 달리, 썰렁한 기운만 감돌았다. 이른 더위에 채소가 상할까 연신 물을 뿌리고 녹은 냉동용 얼음을 교체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상인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었다.

하루 수입에 의존하는 상인들은 메르스 감염 우려 속에 평소보다 일찍 가게 문을 열었지만,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면서 '오전 마수걸이'도 드문 일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소비자들의 지갑마저 쉽게 열리지 않자 장사를 포기하고 문을 닫은 곳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처럼 메르스 확산 공포가 본격화되면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전통시장 등 공공장소는 가지 말아야 할 기피장소로 전락해 그만큼 매출 감소는 현실이 됐다.

나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여름에는 다른 때보다 사람들이 오지 않지만, 올해는 유난히 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예년 같지 않다”며 “푹푹찌는 더위에 메르스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장에 손님은 없고 상인들만 남아 있어야 할 형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메르스 감염 우려 속에 외출을 삼가는 '방콕'족이 늘면서 예방용품 등을 집 안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몰로 구매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필요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주요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예방용품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필요한 물건은 온라인몰에서 구입하는 게 메르스가 낳은 유통가 신풍경이 됐다. 실제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KF94·N95 마스크를 검색하면 A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판다고 검색은 되지만 막상 클릭해보면 일시품절이나 판매중이 아니라는 안내 문구가 뜨고 있었다.

약국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메르스 불안감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마스크로 불리는 KF94·N95 마스크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동이나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메르스 공포가 영세한 시장상인들의 매출 감소로 그대로 이어지는 게 안타깝다”며 “이제는 단순히 보건정책의 문제를 떠나 경제의 문제로까지 메르스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