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확진환자 격리병원이나 의심환자가 거쳐간 전국 병원이 담긴 지도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최근 개설된 것으로 보이는 웹사이트에는 전국 14곳의 병원이 지역별로 나열돼 있으며 네티즌들의 방문이 폭주하는 상황이다. 특히 보건당국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의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발표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설된 것으로 보이는 메르스 확산지도 사이트는 웹페이지 전면에 전국 지도를 펼치고 오른쪽 메뉴에서 메르스 환자가 진료 또는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격리된 병원이 나열돼 있다.
사이트에 공개된 병원 수는 모두 14곳으로 전날 보건당국이 밝힌 수치와 맞아 떨어진다.
방문자들의 관심이 폭증하면서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다. 사이트 공지 사항에는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히면서 “병원 정보는 격리 및 방역이 가능한 병원들인 만큼 해당 병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경로를 파악할 것”이라고 막역한 불안을 경계했다.
이 사이트는 방문자들로부터 신빙성 있는 자료 등을 토대로 관련 증언을 계속해서 모으고 있다.
대학생 A(27)씨는 “언론 등을 통해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사이트의 신뢰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떠나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주변에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건당국은 여전히 병원공개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여론조사기관이 메르스 환자 병원 공개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 83%에 달하는 응답자가 공개하는 것에 찬성했지만 불가방침을 유지하는 것이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의료기관을 위해 기관명 공개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 불편이나 애로사항 발생을 우려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까지 메르스 확진환자는 35명, 격리자는 자택격리 1503명, 기관격리 164명 등 1667명에 달했으며 격리해제된 인원은 62명으로 집계됐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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