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메르스 정치 물타기하나

새누리당, 국회법 대신 집중 발언…당·청 갈등 돌파구 마련 시각도 정부 무능론 꺼내든 새정치연합, 국민불안 해소 초당적 대응 당부

여야가 메르스 대책에 집중하면서 정치적 해석에 무게를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4일 국회에서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소속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갈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메르스에만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국회법 수정과 관련,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궁지'에 몰린 당 지도부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돌파구 마련의 여지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추무진 의사협회장, 박상근 병원협회장, 김옥수 간호협회장 등이 참석했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의 필요성과 공포 확산 차단 방안에 대한 발언에만 집중했다.

김 대표는 “모든 정보를 국민에 신속, 정확히 공개하고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긴급 점검회의가 사태 수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 무능론을 들고 나왔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거듭 질타하고 철저한 정보공개와 범정부적 대처를 요구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어제 첫 긴급점검회의 소집 이후 총력대응을 지시했지만 우리 당이 요구한 대책에 훨씬 못 미칠 뿐만 아니라 국민 불안을 떨칠 수 없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메르스 대책특위 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2주나 지나 긴급점검회의가 열렸지만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말의 성찬만 있었다”며 “국제적 불신과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나무랬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아직도 위기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도 정부가 여야를 떠나 초당적 대응 및 협력을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