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병원 대전에서 5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걸 비롯해 3차 감염자인 80대가 병원에서 사망하며 병원과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4일 대전의 한 종합병원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지역 병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전 직원이 매일 병원 소독을 하고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분주하다.
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대전에서 다섯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판정됐으며 3차 감염자는 4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지역 병원들이 메르스 확산 방지와 시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메르스'와의 본격적인 전면전에 들어갔다.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F 병원은 메르스 전쟁의 최전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병원은 대전에서 발생한 메르스 확진자들의 치료를 총책임지고 있다.
24시간 격리병동의 운영과 외부와의 접촉을 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병동 내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응급실 앞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혹시 모를 의심 환자의 내원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A씨가 입원했던 G 병원은 소독과 방역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 환자들이 앉았던 자리를 수시로 소독제로 닦고, 확진자가 입원했거나 격리됐던 병동은 소독 중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진이 자가 격리되면서 남아있는 직원들의 업무 과중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이동제한' 조치를 받은 H 병원은 전 직원이 나서 매일 병동을 대청소하는 등 비상 대기 중이다. 다른 종합병원들도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거나 입구에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배치하는 등 후방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전쟁에서 싸우는 전사들의 사기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F 병원은 메르스 확진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지역에 퍼진 후 평소보다 70~80% 정도 내원객이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병원들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외래 환자 감소는 물론 예약 진료, 건강검진 등의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지역 병원 관계자는 “추가적인 메르스 환자 발생과 전파를 막기 위해 일선 병원들이 소독에서부터 격리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메르스 공포로 시민들이 병원 자체를 피하기 시작해 솔직히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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