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속에 스며든 당신…고암 이응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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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에 스며든 당신…고암 이응노

이응노미술관 아트숍, 우산·옷·접시 생활소품 등 30여개 아트상품 판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총괄, 대표작품 군상 프린트된 머그컵 인기

  • 승인 2015-06-04 14:27
  • 신문게재 2015-06-05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피카소의 고향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피카소 미술관은 전시 관람은 물론 아트상품 판매와 레스토랑 운영 등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순수미술이 갖는 품격이 바르셀로나를 더 아름답게 마케팅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빈에 가도 쉔부른 궁전에서 마리 앙트와네트의 어머니인 마리아 테레지아와 관련된 아트상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또 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와 에곤 실레의 '포옹'등을 소장하면서 이들의 작품과 관련한 스카프, 가방, 우산을 비롯한 온갖 다양한 소품들을 판매해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편집자 주>

▲프랑스 국립 세브르 도자기 제작소와 협업한 6번째 리미티드에디션 도자기.
▲프랑스 국립 세브르 도자기 제작소와 협업한 6번째 리미티드에디션 도자기.
▲이응노 미술관 아트숍=“우리 이응노 미술관에 '아트상품' 사러가요!”, “이응노 머그잔에 커피 한잔 마실까요? 비가 오면 이응노 우산을 들고요.”

우리 지역 이응노 미술관도 이응노라는 작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중 특히 이응노 미술관의 아트숍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응노 화백이 작고하기 전 그의 마지막 아틀리에가 있던 파리 근교 작은 도시 이름을 따서 지어진 미술관 카페 '프레 생제르베'와 이응노의 작품을 활용한 상품들로만 구성된 이응노미술관 아트숍이 인기다.

2013년 7월 16일 이응노 미술관 1층에 오픈한 이 두 공간은 재단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응노미술관의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동안 일반 대중에게 많이 홍보가 되면서 전시 관람 외에 이응노 미술관을 찾게 되는 동기가 되고 있다. 이응노 미술관은 그래서 이응노의 분위기를 일상으로 가져가고 싶은 이들로 연일 붐빈다. 2013년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이응노미술관 아트숍은 다른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12년 미술관이 재단으로 출범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면서, 카페테리아 설립과 아트숍 직영 전환 등 특성화를 계획하게 된다. 미술관의 서비스 질을 높임과 동시에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한 것이다.

▲김동유 화백이 아트숍과 카페테리아 커미션 워크-이응노 얼굴 '해탈' 볼거리=이응노 미술관의 아트숍과 카페테리아 인테리어는 '이중 그림'으로 유명한 대전 출신 세계적인 작가 김동유 화백과 커미션 워크를 진행했다. 현재 아트숍 벽면에는 김동유 작가가 이응노 화백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제작한 2m가 넘는 대작 '해탈'이 설치돼 있다. 이응노의 사진을 점묘 형식으로 배열해 커다랗게 웃고 있는 이응노의 얼굴을 그린 이 작품은 미술관 아트숍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다. 아트숍에 들어서면 창으로 탁 트인 공간과 회벽이 작품들과 잘 어우러져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짜여진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이응노 화백 작품 활용한 다양한 아트 상품들, 미술관이 직영=이응노미술관 아트숍은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활용한 다양한 아트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제품 개발에 특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아트숍은 여타 미술관 아트숍이 위탁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미술관이 직접 나서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직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간 위탁보다는 미술관의 비전과 이미지, 이응노 화백의 작품세계에 부합하는 아트 상품을 개발하고 제작하는데 더욱 적합한 방식이라 판단돼 내린 결정이다. 이는 미술관이 유족으로부터 이응노 화백의 국내·외 저작권 일체를 수임받아 작가의 작품과 이미지 사용권 등 작가가 생산한 모든 것에 대한 권한을 갖고 이를 관리하고 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아트숍 직영 전환 이후 이응노 상품 개발 박차=아트숍 직영 전환 이후 이응노미술관은 '이응노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관람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오픈 이전부터 대중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모든 상품의 디자인 결정부터 개발, 제작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총괄해오고 있다. 미술관 아트숍에 진열된 모든 아트상품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 선정·제작된 제품들이다. 직영 전환 첫 해에는 공립미술관 성격에 맞춰 일반 시민들이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상품과 함께 수준 높은 미술애호가들의 욕구도 만족시킬 수 있는 고품격 아트상품을 적절히 혼합해 개발했다.

상품 개발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디자인이다. 이응노 화백의 작품이 젊고 감각있는 디자인과 어우러져 좀 더 친근하고 신선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때문에 이응노미술관 아트숍에 가면 미술관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과 젊은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이응노 아트상품은 총 30여종. 이응노 군상 머그, 에스프레소 잔 세트, 장우산, 가죽 클러치, 탁상시계, 에코백, 테이블매트 등 리빙상품과 티셔츠, 건축물 조립모형, 아트 스티커, 컬러링북, 타투, 수첩, 노트, 연필세트 등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상품, 포스터, 소품액자 등 인테리어 상품과 마우스패드, 카드형 USB, 책갈피, 손거울, 엽서세트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군상 머그와 이응노 램프 캘린더 큰 인기=그 중 이응노의 1989년도 군상 작품이 새겨진 '군상 머그'와 탁상용 램프와 달력이 결합된 '이응노 램프 캘린더'는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품절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동방견문록 시리즈 작품이 담긴 카드형 USB와, 얼마 전 출시된 이응노 장우산, 탁상용 시계, 에스프레소잔 세트는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작품 포스터 액자는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고, 소형 액자는 부담 없는 가격에 가치 있는 그림 한 점을 손에 넣을 수 있어서 관람객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이응노미술관 멤버십=뿐만 아니라, 이응노미술관 멤버십에 가입하면 도서를 제외한 모든 아트상품을 10%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공간의 제약 때문에 선보일 수 있는 상품의 수는 한정적이지만, 실제로 아트숍에서 많이 판매되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엽서, 수첩, 에코백 등을 선호하고 있다. 이는 이응노미술관이 단체나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공간이기 때문에 고가의 제품보다는 대중적인 흥미를 끌만한 요소에 맞춘 전략이다.

올해에도 이응노미술관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아트상품과 매년 3회 개최되는 기획전 연계 아트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상품의 다양성을 고려하고,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방안 모색 등 제품 제작 방법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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