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호 이응노 미술관 관장이 4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지호 관장은 “아트숍을 임대로 주면 당장 편하기야 하겠지만 임대업자들이 수익성때문에 투자를 할 수 없고 아트상품을 개발할 수도 없다”며 “임대업자들은 어디나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중국 제품으로 채울게 뻔하고, 그러면 대전 문화의 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장은 “지난주 모 대학 최고위과정 분들이 미술관 전시를 관람한 후 아트숍에 와서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살 수 있는 아트상품이 있어서 대전의 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며 “아트숍은 고가의 이응노 그림을 가질 수는 없어도 낮은 가격에 이응노 소품 하나를 소장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어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우리 이응노 아트숍도 좀더 본격적인 투자를 해서 아트상품이 문화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해외에 가보면 으리으리한 아트숍들이 눈에 띄는데 미술관이 아트 상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공간이 됨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응노라는 국제적인 작가의 위상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응노미술관 홍보와 국제교류를 담당하는 이경민씨가 아트상품 개발과 디자인, 제작까지 조율하는 업무를 비롯해 관람객들이 선호하는 수요 욕구 조사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엄마랑 미술관에 오면 손쉽고 가깝게 이응노 작품 소품들을 접할 수 있도록 젊은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미술관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술관이 전시물을 보러가는 목적 이외에 미술관에 놀러가는 느낌, 힐링하러 가는 공간으로 생각해주길 바란다”는 이 관장은 “전시는 옵션”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주말이면 미술관 앞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즐기는 가족과 커플들이 많다”며 “미술관의 대중화를 위해 개인 멤버십과 법인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장은 앞으로의 전시계획을 묻는 질문에 “오는 16일부터66일 동안 이응노 조각전을 갖는다”며 “그동안은 회화중심의 전시였던데 반해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의 외연을 넓힌 미공개 작품을 통해 이응노 작가의 국제적인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미술관을 젊은이들의 아지트로 만들기 위해 미술관 로비에는 와이파이가 되도록 설치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또 시민과 함께하는 친근한 미술관이 되기 위해 해마다 봄이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응노 미술대회'를 열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관장은 “시민들이 미술관에 쇼핑하러 가거나 놀러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GO 이응노 아트숍'을 슬로건으로 일상속으로의 이응노 아트숍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이응노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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