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 전문가들은 대전 첫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자(40)가 확인된 지난 1일부터 2주 동안 메르스 확산 방지에 '올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메르스 최대 잠복기가 2주인 만큼 이 기간 내 철저한 격리자 관리와 환자 치료로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방심할 경우 방역망이 뚫릴 수도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4차 감염자 발생 여부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대비해야 할 필요성은 제기했다. 지역민들에겐 막연하게 메르스에 겁먹기보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문했다.
▲앞으로 2주가 고비=메르스의 최대 잠복기는 2주다. 정부는 첫 번째 감염자(68)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2주 동안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러나 지난 2일 3차 감염자가 대전에서 나타나면서 보건당국의 메르스 전선이 두 배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원점으로 돌아가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A전문의는 “더 큰 혼란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 다시 2주 동안 지역 차원에서 철저한 추적을 통해 격리와 조기 진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B전문의도 “앞으로 2주가 메르스 확산 혹은 방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며 “현재 앞으로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대전의 첫 번째 환자가 입원해있던 병원들에서의 자세한 상황, 접촉 여부 등을 파악해 알맞은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감염 대비는 해야=전문가들은 지역에서의 메르스 4차 감염자 발생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다만 첫 번째 환자가 1 병원에서 2 병원으로 옮겨갈 때 통제 없이 이동했던 점에서 '4차 감염이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C개원의는 “가능성이 낮긴 해도 4차 감염자 발생 가능성은 솔직히 배제할 수 없다”며 “3차 감염자가 지역에서 발생한 만큼 4차, 5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공개는 아직=지역민들 사이에서 메르스 공포가 커지면서 메르스 발생 병원이나 환자 동선 등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보들이 공개될 경우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D개원의는 “정보 공개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지만 현재로선 단점이 크다”며 “치사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메르스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데 병원 정보가 공개되면 시민들의 막연한 메르스 공포감에 기름을 끼얹는 것으로, 지역 사회 전체가 메르스 공포로 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전문의는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진 정보 공개는 찬성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까진 해석의 오류가 있을 수 있어 예방법이나 관리현황 등의 수준에서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메르스 막을 수 있다=전문가들은 메르스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질환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먼저 근거 없는 메르스 관련 정보들이 퍼지면서 생긴 지역민들의 메르스 불안감이 해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개원의는 “메르스가 공기로 전염된다는 등의 소문은 괴담 그 자체”라며 “현재 확진 환자들은 외부와 단절된 격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접촉 의심자들도 자가 격리 상태인 만큼 일상 생활하는데 있어 불안감과 공포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B전문의는 “물론 같은 병동에서 생활한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된 경우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확진 환자와의 밀접한 접촉이 있어야만 메르스에 감염된다”며 “2주 동안 보건당국이 격리자들과 환자들을 집중 관리한다면 메르스의 확산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