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20년]'일 잘하는 지자체' 중앙에 보여줘야

  • 정치/행정
  • 대전

[지방자치 20년]'일 잘하는 지자체' 중앙에 보여줘야

관리능력 부족 , 정부신뢰 못 얻어 “지방도 주인의식·책임감 가져야”

  • 승인 2015-06-03 18:11
  • 신문게재 2015-06-04 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지방자치 20년,이젠 말한다] 4. 평가 능력 갖춘 지자체

사실 지방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의 정책과 사업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나 논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전시나 충남도는 물론, 자치구나 시·군 등의 업무 담당자들조차 성역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말문을 닫는다. 물론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대부분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원론적인 측면에선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중앙과 지방이 현재와 같은 (수직)관계에선 오히려 혼란만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행정기관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정부세종청사 내 부처 관계자는 “17개 시·도 전체를 바라보며 일관성 있고 통합적인 정책과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균형을 잃을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지방이 중앙기관을 평가해 낼 역량을 갖췄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이 하지만, 지방정부 스스로 얼마나 자립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지방정부가 보여준 한계들이 중앙정부로 하여금 불신을 만들어왔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국가가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없어 예산과 사업을 지방정부에 맡기는데 문제가 끊이지 않다 보니 지자체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 스스로 예산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미비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두 맞는 것도 아니다. 8대 2라는 세수구조 속에서 예산의 대부분을 비롯해 주요한 정책과 사업 결정권을 쥔 현재의 관계로는 자립은 사실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20년, 이제는 중앙행정기관과 대등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역량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은 “지역언론과 시민단체, 지방의회가 함께 지자체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며 “스무 살이 된 만큼, 스스로 평가를 통해 수평적 관계가 되기 위해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는 역량을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행정기관 평가를 제기할 만큼의 단계는 됐다고 본다”며 “문제는 중앙이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정확한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등 실현 가능한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