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길 부총장 "목표 뚜렷한 대학…스펙·스토리 있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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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길 부총장 "목표 뚜렷한 대학…스펙·스토리 있는 학생"

대전캠퍼스 의학 집적화 … 논산은 창의융합 교육 취업률은 교육의 결과 … 값싸게 치부해선 안돼

  • 승인 2015-06-03 14:19
  • 신문게재 2015-06-04 10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에듀스토리]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 정영길 부총장은… - 1965년 10월 23일 예산 출생. - 충남대 수의학사. 동대학원 수의학박사. 일본 도쿠시마대 의학박사. - 건양대 국책사업통합관리본부장, 건양대 기획조정실장, 건양대 행정 부총장 재직중 - 교육부 대학발전기획단 기획위원,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대학구조개혁평가지표개발' 공동연구원,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 연구' 공동 연구원, '대학 특성화 사업 중간평가 설계 연구' 공동연구원.
▲ 정영길 부총장은… - 1965년 10월 23일 예산 출생. - 충남대 수의학사. 동대학원 수의학박사. 일본 도쿠시마대 의학박사. - 건양대 국책사업통합관리본부장, 건양대 기획조정실장, 건양대 행정 부총장 재직중 - 교육부 대학발전기획단 기획위원,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대학구조개혁평가지표개발' 공동연구원,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 연구' 공동 연구원, '대학 특성화 사업 중간평가 설계 연구' 공동연구원.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이 부총장직 말고도 갖고 있는 직함은 여러개다.

건양대 LINK사업단장을 비롯해 국책사업통합관리 본부장, 그리고 건양대 THINK THAK위원장을 맡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교육부 구조개혁위원회 위원이자 대학구조개혁평가지표 개발 공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육부 국내대학 국외진출 정책연구 연구 책임자이자, 교육부의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 연구'의 공동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여전히 강단에 서지만 대학내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탓에 스스로를 '교육자'로 부르는것에 주저하지만 그의 시간은 오롯이 '교육'에 쏟아 시간 뿐이다. 그런 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건 구성원과 학생들의 '행복'.

대학구조개혁평가의 1단계 평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의 성공신화이자 모범 답안을 내놓고 있는 정영길 건양대 행정 부총장을 만나 지방대가 나아갈 방향과 그만의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뚜렷한 목표설정이 건양대의 경쟁력=“이 사업을 '반드시 따내야 겠다'가 아니고, '건양대는 반드시 무엇이 돼야겠다'는 탄탄한 로직(logic)이 있었던 거죠.”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은 여러 국책사업에 연이어 선정된 건양대만의 비법을 묻는 질문에 흰 종이를 꺼내 커다란 화살표를 그렸다.

“대학을 어떤 그림으로 그려야겠다고 화살표를 만들면 이 만큼은 에이스(ACE,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로, 이 만큼은 링크(LINK,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로, 그리고 이 만큼은 특성화(CK-1, 지방대학 특성화사업)로 추진하자는 것이 좋겠구나는 것이 분명하게 보여요.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설사 사업에 선정안됐다 해서 화살표대로 안갈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국책 사업을 지원할때 마다 그때그때 계획서를 만들어서 내다보니 대체 이 대학이 어느쪽으로 가려고 하는건지 모르게 돼버리는 거죠.”

그렇다면 건양대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정 부총장은 “비전(vision) 아랫단계에서 보면 특성화된 대학을 만드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조직구성원이 행복한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성화된 대학을 위해 건양대는 대전 캠퍼스는 의학분야의 집적화로, 논산 캠퍼스는 창의 융합의 교육 방법을 특성화했다.

“대전캠퍼스는 개교이래 메디컬 분야를 집적화하는 작업이 꾸준히 계속돼 왔지만 논산 캠퍼스에 대한 고민은 많았어요. 그러다가 꼭 분야로 특성화 시켜야 하는 것일까? 방법으로 특성화할 수는 없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로 인해 실제 논산 캠퍼스는 창의융합대학 설립을 시작으로 모든 단과대에서 창의 융합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건양대가 길러내는 인재는 '스펙과 스토리를 가진 인재'다. 정 부총장은 “건양대의 에이스 사업의 핵심 키워드도 스펙앤 스토리(spec&story)예요. 일정 수준이 될때까지는 스펙이 중요하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스토리가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사실 스펙도 자신의 스토리거든요. 스펙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한다면, 왜 이것을 만들어 냈는지가 스토리가 되는 거예요. 우리 아이들도 고민을 통해 이유있는 성과물을 만들어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스토리가 몇시간 수업을 듣는다고 생기는 것은 아닐 터. 그래서 건양대의 2주기 ACE사업인 자기주도적 생애역량을 가진 '스펙 앤 스토리'형 인재 양성사업은 역량중심 교육과정과 토론과 협업 중심의 교육방법, 정규 교과목 이외에 연간 1인당 5개가 넘는 에이스 사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교양대학을 단과대로 격상해 교양에 관련된 여러 프로그래을 운영하고, 밥상 머리 교육에서부터, 각종 교양강좌, 명사들의 특강등을 통한 스토리 역량을 키워주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지방대는 지역문화의 거점이자, 삶의 중심=교육부 구조개혁위원회 위원이자 대학구조개혁평가지표 개발 공동연구원으로 활동하는 정 부총장이 생각하는 지금의 구조 개혁은 어떨까? 정 부총장은 “구조개혁은 해야 한다”며 “다만 방법의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 대학입시는 수도권에 있는지 등 위치가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시장 원리에 맡기면 지방대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리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 구조개혁을 하는게 좋은데 평가하는 사람이 어떤 철학을 갖고 평가를 하는지가 중요해요. 지금처럼 몇개 지표만 갖고 모든 대학을 재단하다보면 정부 주도의 구조개혁이 맞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정 부총장은 “교육은 제조업처럼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한참 후에 증명되는것”이라며 정권에 따라 바뀌는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정 부총장은 이어 “수도권에서의 대학과 지역에서의 대학의 개념은 다르다”며 지방대로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울에서 대학이 하나 있고 없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지역에서 대학은 지역문화의 거점이자, 삶의 중심이고 젊은이들의 터전이자, 지역의 가치예요. 이런점에서 대학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그런 부분이 간과되선 안된다고 봅니다.”

건양대가 논산캠퍼스(창의융합캠퍼스)와 주변을 전교생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기숙형 캠퍼스로 조성한 것도 그 일환이다.

논산시와 은진면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맺은'대학촌 활성화' 협약에 따라 건양대는 주민들은 원룸을 기숙사로 이용하는 대신 주민들은 원룸의 가격을 낮춰줬다. 대학에서는 이들 대학촌의 안전과 관리에 나서며 대학생활 내내 논산에서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유도해 논산시 인구 증가에도 힘을 보탰다.

“논산에서 학생들을 육성해 낼때 그 대학촌에 있는 분들까지함께 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죠. 앞으로 1000명까지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을 수용할 계획입니다.”

취업률이 대학 평가에 중요 요소로 적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정 부총장은 입장은 단호했다.

“예전 대학에 가는 사람들의 비율하고 지금 대학에 가는 비율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직업과 진로, 취업을 대학에서 얘기하는 것이 금기시됐지만 지금은 취업을 교육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취업률이 결코 값싼 것으로 치부되는 돼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진정성의 가치=정 부총장이 처음으로 강단에 선 것은 20년 전이다. 2시간 강의를 하려고 3일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때의 열정이 지금의 그에게는 부끄럽다.

“아무래도 그때는 강의를 잘하고 싶어 준비도 열심히 했는데, 돌아서서 생각하니 그것이 학생들을 위한 강의였다기 보다는 내가 뭘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제 그의 강의는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원리와 깊이에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틀었다.

“예전에는 '너희들이 뭘 물어도 난 다 알아'였다면 '무엇이 너희에게 중요할까'를 생각하게 된거죠.” 그런 진정성은 그의 삶 전반을 꿰뚫는 중요한 가치다.

“사실 행정도 따로 배워서 행정을 해야겠다. 전문가로 행정가로 부총장돼야 겠다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어요. 제가 의대가 설립된 후 가장 처음 온 사람이었거든요. 처음에 와 보니 실험실도 세팅해야 했고, 본부회의에 참여하게 된거죠. 건양대가 설립된지 얼마 안됐던 때다 보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학교 방향이나 기반 다지기에 나서야 했던 때였어요. ”

그는 그 같은 진정성의 노력을 '처절함'으로 표현했다. “학교 상활을 놓고 나름대로 처절한 고민을 하고, 또 그렇게 생각해 추진하면 그것이 최초가 되더라구요.”

정 부총장은 그래서 “처음에는 교육자이고 싶었는데, 교육자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다른 교육자들이 진짜 교육자로 잘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의 '처절한' 걸음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행복'이다.

“교수와 조교, 학생들이 속한 이곳에서 행정일을 하는데, 조직내에 행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제가 해야될 일이라고 봐요. 하지만 행복을 유지하려면 아프지만 도려내야 할 것도 있고, 힘들지만 처방해야 할 것도 있겠죠.”

혹시 워커홀릭이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사는게 일과 생활이 분리돼 있진 않아요. 잘 됐으면 좋겠고, 그걸 통해서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고 있는 거죠.”

오롯이 학교를 위해, 그리고 교육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가는 그가 펼쳐놓을 교육은 앞으론 어떨까? 진정성 만큼이나 기대가 모아진다.



대담·정리=오희룡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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