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업 샘머리초 교장 |
현관에 들어서도 '행복한 나'가 있다. 인성교육의 주안점이다. 진정한 행복은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과의 끝없는 대화와 행복해 지려는 가치관 정립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아무리 행복한 사람도 본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여 부정적인 자아관을 형성하면 불행한 사람이 된다. 남이 보기엔 좀 부족하게 보일 수 있어도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긍정적인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한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행복 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인생사가 내 마음에서 만들어진다는 뜻이고 행복의 시작이다. 학생들이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우리 학교는 학생들 한테 긍정적인 행복한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매우 밝고 긍정적이고 학교폭력도 제로이다. 작년에는 인성우수학교로 선정되어 교육감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임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루는 교장실에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다. 우리 학교에 손자 두 명을 보내고 있는 할머니였다. 딸(손자 엄마)이 매우 아파 병원에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부족하다고 하였다. 그 할머니는 시각장애인과 결혼하였으나 남편은 딸 하나를 남겨 놓고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 한다. 그런데 딸도 어린 나이에 결혼하여 손자 두 명을 낳고 혼자가 되었단다. 딸은 일찍 찾아온 시련으로 우울증이 생겨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이 하고 위험한 행동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8평짜리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두 손자를 키우면서 딸 병간호까지 하며 살아가고 있단다. 할머니 삶 자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불행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러나 할머니 표정은 생기가 넘쳐 보였다. 이 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행복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한 순간이 아니라 태어남 자체가 행복인 것이다. 행복의 주도권을 할머니가 갖고 남의 시선을 덜 의식하며 행복의 길을 걷고 있다고 확신하였다. 그 후 말썽꾸러기 손자 한 명을 불러 학교 육상부에서 열심히 할 것을 권유하고 지켜봐 주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올 2월 중순 어느날 그 할머니가 두 손주를 데리고 내가 있는 지금 학교의 교장실을 방문하였다. 올해 체육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며 세 명의 함박웃음은 천하를 얻은 것 같았다. 그 할머니한테 감사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가정을 잘 지킨다면 불행한 아이들이 없을 거라고. 마음 자세는 행복과 직결되는 것이다. 만족을 모르고 끝없이 욕구를 추구하면서 욕구의 노예가 되는 사람도 있는데 고통의 생활 속에서도 마음이 넉넉하여 손주를 잘 지켜준 할머니. 힘든 늪의 한 가정을 행복의 가정으로 이끌어 준 그 할머니야말로 이 사회가 본받아야 할 행복한 가정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하여 교육을 받는 것이다. 공부 잘 하려고 ?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마음이 행복하지 못하면 불행한 것이다. 이런 의미로 모든 학교와 가정 사회가 먼저 행복교육이 이루어지면 학습은 능력에 맞게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인 감정으로 주어진 삶을 즐기며 최선을 다한다면 진정한 『행복한 나』가 된다고 본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일반화된 행복 즉 많은 돈, 좋은 학벌, 돈 많이 버는 직장, 남들이 부러워하는 외모 조건 등의 행복에 대한 정의도 바뀌어야 한다.
내 인생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나를 사랑하며 배려하고 너그러움을 갖는 것. 진정한 행복은 훌륭한 정신적인 '나'이다. 모든 행복은 '사랑하는 나'에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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