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환자가 격리되기 전 대형병원 두 곳에 입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당 병원 등을 중심으로 추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을 확인하기 위한 문의가 빗발치고 보건당국 등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본보 취재 결과, 지난달 31일 메르스 의심환자 A씨에 대한 진단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된 것으로 확인돼 현재 모 종합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A씨가 10여일 동안 두 곳의 대형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다.
한 곳에서는 일주일 정도, 또 다른 곳에서는 3일 정도 입원했다가 지난달 30일 현재 격리된 병원으로 옮긴 후 하루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확진 판명 전 A씨가 입원했던 두 곳의 대형병원은 초비상 상태다.
일주일간 입원했던 병원은 현재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환자 3명을 자가 격리하고 있다. 또 A씨를 진료했던 담당의사는 자택에서 자가 격리중이며 확진 환자가 들렀던 정형외과와 소화기내과 등은 지난달 31일부터 휴진에 들어갔다.
A씨가 3일 정도 입원했던 병원은 담당 의사와 간호사를 자가 격리하고 있지만, 다른 환자들은 격리하지 않은 상태다.
물론, 두 병원 모두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료는 계속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의 통제와 지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A씨와 접촉한 이들을 중심으로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직접 지휘,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질병본부는 직접 A씨가 입원했던 2곳의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집중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가 머물렀던 당시, A씨 주변은 물론 병원 입원환자와 A씨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정확한 검사 대상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48시간 간격으로 검사 대상자들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태다.
24시간 비상체계를 가동한 대전시 역시 해당 병원을 중심으로 만약의 상황을 주시하며 질병본부와의 감시와 대응,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전지역 대형병원에는 첫 확진 환자가 입원했던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문의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확진 환자와 무관한 한 병원의 관계자는 “확진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비공개다 보니, 불안해하며 해당 병원이 어딘지 묻는 전화가 많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다. 직접 해당 병원이 어딘지 전화해 항의하는 사람에서부터 의사를 비롯해 지인을 통해 해당 병원을 추적하는 한편, 온라인과 SNS에서는 '쉬쉬'하는 보건당국을 질타하는 이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개할 경우 불안감은 더 커져 자칫 확산사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어 질병본부가 직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대대적으로 검사하고 있다”며 “2주간의 잠복기 등을 감안했을 때 경기도에서 지난달 20일 첫 발생한 메르스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