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국민경선제' 찜찜한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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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국민경선제' 찜찜한 국회의원들

인지도 높은 기초단체장 유리 … 정치 상하관계 뒤집힐 수도 기초단체장 공천 공식 깨지고 같은 당끼리 중앙-시도 혈투 전망

  • 승인 2015-05-31 16:17
  • 신문게재 2015-06-01 3면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내년 4월 20대 총선과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장 사이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일고 있다.

일종의 '갑을 관계' 내지 '상하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26일 경북 구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 지방 살리기 포럼 현장 세미나에서 “공천권을 당의 권력자와 청와대로부터 빼앗는 것이 최고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는 이같은 의견을 도출해 지난 4월 9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인준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이끄는 혁신위원회에 새누리당이 공동 도입을 종용하고 있는 완전 국민 경선제와 관련, 전면적 당 안팎 혁신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논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 내홍이 각 계파간의 공천권 전쟁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일단 당론이 확정된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마음이 급해졌다.

현역 중심의 중앙당 공천이 아닌 완전 국민경선제를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되는 방식 때문에 같은 당 예비 후보자들과 경쟁이 부담스럽다. 특히 인지도가 높거나 현직 구청장, 그리고 전직 구청장들과의 경합은 '본선'보다 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완전 국민 경선제는 사실상 해당 지역구를 관할하는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들의 힘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각종 주민 행사에 우선적으로 '호스트'가 되는 기초단체장이 경선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무원 인사권과 지역 현안에 대한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초단체장의 입김이 작용하면 그야말로 '금배지'이상의 힘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현직 국회의원들의 우려감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국회의원은 기초단체장 공천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되레 기초단체장이 우위에 서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공천에도 기존에는 당협위원장, 지역위원장의 '고유 권한'이었으나 사정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같은 당 소속의 국회의원-기초단체장의 경우, 중앙당과 시·도당의 보이지 않는 '교통정리'가 가 어려워져 이들간의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정적 관계'가 완전히 고착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로 다른 당 소속의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대전 동구나 대전 중구, 충남 당진 등 구청장(시장)은 해당 지역구 의원들과 당 소속이 다르다. 이럴 경우 완전경선제에서 역 선택을 위한 '작업'이 들어가는 등의 폐해가 우려된다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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