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전형 센트럴 파크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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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전형 센트럴 파크를 꿈꾸다

  • 승인 2015-05-31 13:52
  • 신문게재 2015-06-01 18면
  • 박범계 의원박범계 의원
▲ 박범계 의원(새정치연합·대전 서을)
▲ 박범계 의원(새정치연합·대전 서을)
지난 90년대 뭇 여성을 설레게 만든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1989)'의 배경은 뉴욕이다. 정확히는 뉴욕 센트럴 파크의 가을이다. 영화를 봤던 이들은 해리, 샐리와 더불어 센트럴 파크를 기억하곤 한다.

센트럴 파크는 뉴욕 맨해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거대공원이다. 면적 3.41㎞에 이르며 인공호수와 연못, 산책로, 동물원, 아이스링크 등이 있어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유용한 놀이터이다. 센트럴 파크는 뉴욕 시민의 커뮤니티가 생동하는 공간이며 뉴욕의 미래가치가 온전히 응축된 장소다. 더불어 연간 약 40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다. 이쯤 되면 뉴욕은 결국 센트럴 파크로 귀결된다.

대전 서구 둔산권에는 샘머리 공원, 보라매 공원, 남선공원 등 13개의 공원이 있다. 대한민국의 여느 도시와 비견할 수 없는 도심 속 녹지공간이다. 대전을 찾은 많은 이들이 둔산의 공원과 광장, 한밭 수목원을 보고 놀라곤 한다. 한마디로 “대전에 이런 곳이 있을 줄 몰랐다”라는 반응이다. 둔산의 공원은 대전이 가진 중요한 자원이고 경쟁력이다.

다만 모든 사물에는 일정한 주기와 경향성이 있듯 공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1990년 둔산권역 개발 초기에 조성된 공원은 개발과 속도의 기조 아래, 천편일률적 콘크리트 광장으로 만들어진 면이 적지 않다. 콘크리트 광장은 시민들의 건강과 마음을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원은 단절돼 산재했다. 단절되고 방치된 공원에 시민들은 발길을 끊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공원에 대한 인식과 시각은 변천했다. 이제 생태와 공존의 경향성을 갖고 공원을 다시 변모시켜야 할 시점이다. 둔산의 보물, 대전의 자원인 13개의 공원을 바꾸고 이어내야 한다. 필자와 대전시는 이러한 공원 조성 철학에 공감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앞 콘크리트 광장 5만 6860㎡에는 2016년이면 실개울이 지즐대며 흐르고 새들이 생태 숲에 둥지를 틀 것이다. 샘머리 공원도 생태 습지형 저류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소담한 연못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식재될 예정이다. 이러한 생태 공원은 둔산권의 열섬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다. 장마철에는 물그릇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주변 도로 침수현상을 방지하는 등 재해방지에도 일임을 담당할 것이다.

아울러 둔산권 공원 연계성을 강화해 시민들이 쉽고 편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미 대전발전연구원은 둔산권 공원 연계성 확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상태이며 조만간 결과가 도출된다. 연결 다리(브리지) 등 어떠한 형태로든 각각의 공원을 연결해 둔산권 전체가 거대한 녹지 공간, 하나의 공원으로서 공존하고 활용돼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공원을 찾고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이 찾지 않는 공원은 없는 것만도 못하다.

한 도시를 평함에 있어 경쟁하듯 치솟은 마천루(스카이라인)가 척도인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작금 도시 경쟁력은 인간과 생태의 공존, 즉 공원이다. 뉴욕 시민들은 더 이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센트럴 파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제 둔산권역 공원은 이른바 '대전형 센트럴 파크' 조성을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뗐다. 지역민의 삶을 바꿔내고 대전의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원대한 구상이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도시가 공원을 만들어내고 바꿨지만, 이제는 공원이 도시와 시민들의 삶을 바꾼다. 이제 둔산권은 도심 속에서 녹지공간을 창출하는 개념이 아닌 녹지공간 속에서 도심을 꾸려나가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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