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밝은 인사성과 인성 교육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밝은 인사성과 인성 교육

  • 승인 2015-05-26 15:04
  • 신문게재 2015-05-27 18면
  • 임명원 태안 남면중 교장임명원 태안 남면중 교장
▲ 임명원 태안 남면중 교장
▲ 임명원 태안 남면중 교장
서해의 바다 바람이 며칠 동안 세차게 불고 갔지만 교정의 나무들은 5월의 신록을 더해가고 있다. 빨간 벽돌로 쌓아올린 유럽식 시계탑이 우뚝 솟아있고, 관망대에서는 몽산포 해수욕장이 보이고, 소나무와 운동장이 조화롭게 정돈된 아담한 태안의 통합학교 남면초중의 모습이다. 일찍이 사대를 졸업하고 근무해 보고 싶었던 꿈의 학교다.

교사로는 주로 고등학교에서 근무했기에 평소 사자소학에 나오는 '人無嚴師면 能成學이니라(사람이 엄한 스승이 없으면, 학업을 이룰 수 없느니라)' 라는 말처럼 학생들에게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엄격히 적용하여 생활지도를 많이 해왔다. 요즘 시대가 엄한 교사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교사의 덕목 중에 칭찬과 더불어 조용한 카리스마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곳은 16명의 유치원생과 51명의 초등학생, 53명의 중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으니 그저 바라면 봐도 귀엽고 사랑스런 어린 학생들의 낙원이다. 120명의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진정한 꿈의 학교 모습이다. 교장은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생이 되기도 하고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꼭 실천하고자 했던 것은 학생들에게 인사를 잘 하는 습관을 길러 주고 싶었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인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훈화 할 때마다 “인사만 잘해도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따라하게 하고, 인사 할 때는 눈을 쳐다보라고(Eye Contact) 하여 집중력을 강조 했다. 또한 필자도 늘 웃으면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받아 주려고 노력하기도 했으며 때론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학생들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반갑게 주고받음으로써 서로 소통하는 법을 깨우치게 한다. 먼 훗날 우리 학생들이 직장이든 어디서든지 인사를 잘 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난 스승의 날 중학교 1학년 학생의 편지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To 교장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저는 1학년에 재학 중인 문ㅇㅇ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 감사한 점도 많고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써 봐요. 저는 항상 교장선생님께 감사한 점이 많았어요. 초등학교 때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잘했다고 칭찬도 해 주시고 교장선생님께서 인사를 중요시하셔서 저도 인사성이 밝아지고 예의 바르단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항상 인사하면 웃으시면서 받아 주시고 저희도 인사드리는 보람이 있었어요. 어제 선생님께서 8월 말에 정년퇴직 하신다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한편으론 교직을 아주 떠나신다니 많이 슬프기도 했어요. 제가 어릴 때라 잘 몰라서인지 몰라도 지금까지 뵈었던 교장선생님 중 가장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학생들과 소통을 많이 해 주신 분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더욱더 선생님께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인 것 같아요. 선생님께 처음 써 보기도 하고 또 교장 선생님께 써 들이는 것도 처음이라 많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말씀드리기도 편하기 때문에 편지를 쓰는 것도 쉬운 것 같아요. 선생님이 가시기까지 오랜 시간이 남았지만 그 사이에 좋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교장선생님 항상 존경하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학생의 편지에서 밝은 인사를 통하여 인성교육도 이루어지고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훈훈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고향은 세종시이지만 아직도 1970년대 인정이 살아 있고 교사들의 열정이 남아있는 태안교육을 칭찬해보며 매일 아침 중학생들의 운동장 돌기를 하는 모습과 초등학생들의 전교생 이어달리기 하는 모습에서 먼 훗날 교직을 그리워하리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긴박했던 6시간] 윤 대통령 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2.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국회 본회의 가결
  3. 계엄사 "국회 정당 등 모든 정치활동 금지"
  4.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5. "한밤중 계엄령" 대전시-자치구 화들짝… 관가 종일 술렁
  1. 계엄사 "언론·출판 통제…파업 의료인 48시간 내 본업 복귀해야" [전문]
  2.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3.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4.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5.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헤드라인 뉴스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충청권 현안사업·예산 초비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정기국회 등 올 연말 여의도에서 추진 동력 확보가 시급한 충청 현안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