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원 태안 남면중 교장 |
교사로는 주로 고등학교에서 근무했기에 평소 사자소학에 나오는 '人無嚴師면 能成學이니라(사람이 엄한 스승이 없으면, 학업을 이룰 수 없느니라)' 라는 말처럼 학생들에게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엄격히 적용하여 생활지도를 많이 해왔다. 요즘 시대가 엄한 교사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교사의 덕목 중에 칭찬과 더불어 조용한 카리스마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곳은 16명의 유치원생과 51명의 초등학생, 53명의 중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가족처럼 생활하고 있으니 그저 바라면 봐도 귀엽고 사랑스런 어린 학생들의 낙원이다. 120명의 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나가는 진정한 꿈의 학교 모습이다. 교장은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생이 되기도 하고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기도 한다.
필자가 꼭 실천하고자 했던 것은 학생들에게 인사를 잘 하는 습관을 길러 주고 싶었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인사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훈화 할 때마다 “인사만 잘해도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따라하게 하고, 인사 할 때는 눈을 쳐다보라고(Eye Contact) 하여 집중력을 강조 했다. 또한 필자도 늘 웃으면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받아 주려고 노력하기도 했으며 때론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학생들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반갑게 주고받음으로써 서로 소통하는 법을 깨우치게 한다. 먼 훗날 우리 학생들이 직장이든 어디서든지 인사를 잘 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난 스승의 날 중학교 1학년 학생의 편지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To 교장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저는 1학년에 재학 중인 문ㅇㅇ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 감사한 점도 많고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써 봐요. 저는 항상 교장선생님께 감사한 점이 많았어요. 초등학교 때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잘했다고 칭찬도 해 주시고 교장선생님께서 인사를 중요시하셔서 저도 인사성이 밝아지고 예의 바르단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항상 인사하면 웃으시면서 받아 주시고 저희도 인사드리는 보람이 있었어요. 어제 선생님께서 8월 말에 정년퇴직 하신다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한편으론 교직을 아주 떠나신다니 많이 슬프기도 했어요. 제가 어릴 때라 잘 몰라서인지 몰라도 지금까지 뵈었던 교장선생님 중 가장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학생들과 소통을 많이 해 주신 분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더욱더 선생님께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인 것 같아요. 선생님께 처음 써 보기도 하고 또 교장 선생님께 써 들이는 것도 처음이라 많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말씀드리기도 편하기 때문에 편지를 쓰는 것도 쉬운 것 같아요. 선생님이 가시기까지 오랜 시간이 남았지만 그 사이에 좋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교장선생님 항상 존경하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학생의 편지에서 밝은 인사를 통하여 인성교육도 이루어지고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훈훈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고향은 세종시이지만 아직도 1970년대 인정이 살아 있고 교사들의 열정이 남아있는 태안교육을 칭찬해보며 매일 아침 중학생들의 운동장 돌기를 하는 모습과 초등학생들의 전교생 이어달리기 하는 모습에서 먼 훗날 교직을 그리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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