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측은 “내 집을 짓는데 주변 잡음 탓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5일 IBS와 대전시 등에 따르면 시가 추진하는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사업에 미래부의 500억원 지원 약속이 틀어지면서 IBS 본원과 특허정보원 건립 계획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는 사이언스 콤플렉스에 공공성 차원의 과학도서관을 입주시킬 계획이었지만 IBS 본원에 넣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래부가 500억원 지원 약속을 깨면서 대안으로 IBS에 떠넘긴 것이다. IBS로서는 선택의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IBS는 미래부가 3268억원을 투입해 엑스포과학공원 일대 25만9769㎡ 터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건물 면적 11만2740㎡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다.
당초 유성 둔곡지구(약 50만㎡)에 계획했다가 엑스포과학공원 부지로 변경됐다. 둔곡지구는 골짜기나 경사지 등 토지 효율 측면이 낮은 반면 엑스포과학공원 부지는 평지인데다 선진국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도심과 가까워 변경된 것이다. IBS 본원 계획에는 과학도서관 등 별도의 문화과학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에도 없었다.
세계적 연구시설로 조성하려던 IBS는 부득이하게 2개동으로 나눠 건축 설계를 진행중이다. 연구환경 저해나 보안문제 차단을 위해 연구동과 행정동으로 나눠 건축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IBS 본원 건립과 관련한 설계는 현재 30% 이상 진척돼 있다. 지난해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했지만 주변 여건이 삐걱거리면서 속도를 줄여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다.
여기에 문제는 또 있다. 6600㎡로 계획됐던 특허정보원 부지가 지난달 실시한 교통영향평가에서 인근 관통도로 개설 탓에 4300㎡로 줄었다.
특허정보원을 IBS 부지 내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허정보원으로서는 당초 조건과 달라진 만큼 탐탁지 않을 수 있지만, 애초부터 부지는 시가 무상 제공했기 때문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낼 입장은 아니다.
시와 미래부는 이미 콤플렉스 43층 유지와 500억원 지원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존 특허정보원 부지를 신세계 측에 넘기고 특허정보원은 IBS 부지로 옮기는 것을 최종 협상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신세계 측이 특허정보원 부지를 받는 대신 콤플렉스 5개층 건립 비용을 부담하고 특허청이 IBS 부지 이전을 수용하면 모든 협상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애초의 IBS 건립 계획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자칫 IBS 본원 건립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특허정보원이 IBS 부지로의 이동을 받아들여야 하고, IBS는 당초 계획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에서 움직여야 한다.
IBS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설계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켜보는 상황이다.
IBS 관계자는 “현재 사이언스 콤플렉스에 묻혀 IBS의 중요성이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주변 다툼에 건축 계획까지 흔들려 안타깝다”며 “관계기관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의를 통해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