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사업은 눈에 띌 만큼 굵직하게 이뤄낸 게 많지 않은데다, 대형 현안사업은 전직 시장들 때부터 진행된 계속사업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권선택호(號)'의 업적에 올릴 만한 성과를 찾기에 골몰할 정도다.
시는 다음달 18일 중구 문화동 BMK컨벤션센터에서 민선 6기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시민과의 대화'로 정한 이 행사는 말 그대로, 민선 6기 출범 1주년(7월 1일)을 맞아 전문가와 시민들로부터 시정을 평가받는 자리다.
권 시장이 먼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평가한 결과를 발제형식으로 발표한다. 이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이 성과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공모를 통해 시민 300명을 선발해 이들이 권 시장에게 직접 질의하고 응답하는 순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행사 준비 관계자는 “민선 6기 출범 후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행사라는 점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음만큼 쉽지 않은 분위기다.
우선, 완료했다고 '자랑할만한' 공약에 마땅치 않다. 권 시장의 공약은 '시민과의 약속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8대 분야 95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경제과학과 보건복지가 각각 22개씩으로 가장 많고, 시민행정 12개, 교통건설 10개, 재난안전과 문화체육 각각 9개씩, 환경녹지 6개, 도시재생 5개 등이다.
이 중에서도 특별히 신경 쓰는 공약은 10대 브랜드사업으로 분류했다. 도시철도 2호선은 6개월여의 논란 끝에 트램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임기 중에 착공하려던 계획은 이미 무산됐고 정부의 예비타당성 재조사 여부 등 난제가 많아 2025년 개통도 장담할 수 없다. 도시철도 3호선 역할을 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은 예타 시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늦어지고 있다.
하소일반산업단지는 분양에 돌입했지만, 기업들에 인기가 없어 문제다. 안산지구와 유성 둔곡ㆍ신동지구는 시작단계라 평가하기도 애매하고 172곳에 대한 도시정비사업과 8개 지구의 재정비촉진사업, 6개 구역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도 장기 과제다.
15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드는 대전시립의료원 건립도 순탄치않아 2018년 준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국비 확보가 쉽지 않아 민간투자사업(BTL)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 역시 최소한 사업비의 절반은 국비로 지원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대덕특구와의 상생협력사업은 계획만 무성한 채 실행력이 떨어지고 청년인력관리센터의 공단화도 요원하며, 소통과 경청을 위한 시민행복위원회는 출범 한 달여만인 지난 4월초에 운영위원회를 구성한 후 활동이 없다.
특히, 지난해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했던 현안사업들이 올 들어 지지부진하거나 지연되는 등 악조건이지만, 시는 첫 생일에서 '칭찬받을만한' 성과를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년 동안 추진해온 사업 중 성과라고 판단할만한 자료들을 수집 중”이라며 “대형 또는 대규모 사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성과가 많은 만큼, 1주년 기념식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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