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흑석동에 위치한 안물안 마을. 앞으론 갑천이, 뒤론 구봉산이 지키고 있는 이 마을에 지난 13일 굴착기 한 대가 들어와 마사 건립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했다.
해당 마사는 마장마술용 말 9필을 사육할 계획으로 대지 4500㎡ 중 495㎡ 규모로 짓고 나머지는 운동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마사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뜨면서 7가구가 살고 있는 단란한 동네가 시끄러워 졌다. 청정구역에 웬 마사냐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주민과 마을 활성화 차원에서 찬성하는 주민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안물안 마을과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건축물 설치와 변경 등이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여름이면 마을로 진입하는 다리가 갑천에 잠길 때도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개선을 못하는 실정이다.
주민 A씨는 “불편하지만 그만큼 깨끗하고 사람 손이 덜 탔다는 점이 좋아서 이 마을에 계속 살고 있는데 마사가 들어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사 건립에 찬성하는 주민 B씨는 “마을 발전을 위해서는 마사가 들어오는 걸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말 사육장은 소·돼지와 달리 냄새도 거의 안 나고 환경오염 염려가 없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13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마사 기초공사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현재 중단된 상태다. 가깝게는 5m의 거리를 마을주택 7채가 마사 예정지를 둘러싸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오염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400여m 거리에 들어설 말 훈련장에 오가며 거리에 분뇨를 배설하는 것도 주민들이 염려하는 사항이다. '갑천누리길'의 한 코스로 조성된 마을을 찾는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서구청을 상대로 허가 취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흑석동 일대 주민 196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21일 서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마사 건설을 추진하는 이모씨는 “개발제한구역에도 마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해서 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다른 마사를 한 번만이라도 본 다음에 반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