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를 내기 위해 퇴직금은 물론 집을 담보로 은행에 1억원 가량 대출을 받았던 김씨는 직원 월급 주기도 어려워지자 신용대출을 받는 등 결국 빚더미에 올랐다.
김씨는 “5년 내 원리금을 모두 갚기로 하고 대출을 받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처럼 자영업자 빚이 빠르게 증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는 데다 이들이 은행에 갚아야 할 대출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원화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4월 말 현재 217조3000억원으로 올해에만 8조원 증가했다. 지난 1월 1조원이었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2월 2조원, 3월 2조1000억원, 4월 2조9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8조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 비해 63.3% 늘어난 수치다.
개인사업자대출 외에도 영세 자영업자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창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자영업자들의 부채는 훨씬 크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자영업에 몰리는 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권이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빚을 내 창업한 상당수 자영업자는 줄어드는 수입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지원 규모는 88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5%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자영업의 특성상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되면 바로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며 “금리가 인상될 경우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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