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저도주 '처음처럼 순하리'는 지난 3월 출시한 후 두 달 만에 100만병이 넘게 판매됐다. 알코올도수는 기존 16%(도)에서 2%(도)를 낮춘 14%(도)로, 유자청장농축액과 유자향 합성착향료 등을 넣어 순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새콤달콤한 맛 덕분에 SNS를 통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귀한 술'로 알려져 있다.원래 이 주류는 영남권 시장을 타깃으로 출시해 업소용 제품의 경우 경남과 부산 일대에서만 공급됐다.
실제 대전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는 지난 주말 순하리 100박스를 입고했지만 순식간에 팔려나가면서 구매고객 1인당 3병씩 한정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주류는 지방에서 예상외의 폭발적인 수요를 수도권으로 이어가겠다며 공급량을 대대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 역시 잇따라 달콤한 소주를 내놓고 있다. 주류업체 무학은 최근 대표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에 과즙을 넣은 좋은데이 블루(블루베리)·레드(석류)·옐로우(유자) 등 3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병 두껑과 라벨은 각각의 제품에 함유된 과일의 색상을 살려 알록달록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과일맛 저도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소주를 직접 만들어 먹는 '주류 DIY족(Do It Yourself·자체 제작)'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서는 지난 4월 14일부터 5월 13일까지 최근 한 달간 유자즙과 유자청 등 유자 관련 상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늘어났다. 이 기간에 과실주 재료로 많이 쓰이는 복분자와 오디 판매량은 53%, 자두와 살구 판매량은 104%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술을 가볍게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앞으로 도수가 낮은 술은 물론 과일즙과 탄산수 등 관련 제품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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