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가 생포에 나섰지만, 멧돼지는 노은지하차도에 들어갔다가 맞은 편에서 오던 차에 치여 숨졌다.
멧돼지 사체는 곧바로 수거됐으나 동물의 종이나 개체 수, 발견장소 등의 기록 없이 종량제봉투에 담겨 생활쓰레기처럼 처분됐다.
먹이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이 되면서 야생동물이 도심에 출몰하거나 차량에 치여 희생되는 로드킬 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관련 기록이나 통계가 전혀 작성되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 출몰과 동물 교통사고에 대한 기록이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예방대책이나 도로환경개선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과 충남에서 야생동물 어디서 얼마나 출몰해 교통사고 등으로 희생되는지 등의 기록은 사실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충남대 동물의료센터에 지난 해 다친 야생동물 287마리가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이중 80여 마리가 교통사고가 원인이었다는 통계와 대전발전연구원이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대전 일부 도로에서 월 1회 순찰해 동물 124개체의 사체를 확인했다는 정도의 기록이 있는 수준이다.
야생동물 교통사고에 대한 통계는 고속도로와 국도에 대한 국토교통부가 작성할 뿐 지역 생활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은 생활쓰레기처럼 종량제봉투에 담겨 처리되고 종류와 개체 수, 발생 시점·지점 등은 기록하지 않고 있다.
야생동물 출몰이 잦은 도로에 침범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치거나 도로 중간에 갇히지 않도록 분리대를 조절하는 구조적 예방조치는 기대할 수 없다.
이때문에 야생동물 출몰이 잦은 곳은 운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도로 안내판을 부착할 뿐이다.
특히, 대전에서 유성 방동저수지 인근의 4번 국도나 동구 대청동 식장산 둘레의 571번 지방도 등에서 야생동물 교통사고가 잦아도 침입방지 울타리를 조성하거나 육교형 생태통로는 만들지 않고 있다.
대전발전연구원 이은재 박사는 '도로가 야생동물 생존과 번식 이동에 위협적이고 서식지 단편화를 초래해 번식률이 급격히 낮아진다”며 “관련 통계를 기록해 분석한 후 사고예방 울타리와 생태통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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