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운영 적자를 이유로 ATM기를 줄이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농협 등 시중 6개 은행의 ATM기 수는 지난해 4월 3만7288개에서 올해 4월 현재 3만6325개로 963개 줄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가장 많은 255대의 ATM기를 줄였고, 그 뒤를 하나은행(252개)과 우리은행(202개)이었다.
시중은행들이 ATM기 줄이기에 나선 것은 예대금리 차로 인한 순이자 마진은 감소한 반면, ATM기 관리비용은 수수료 수입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ATM기를 운영하려면 한 해에만 순수 운영비가 대당 1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기계값과 설치비용까지 고려하면 운영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부동산 임차료까지 고려하면 손실이 더 크다는 게 시중은행의 설명이다.
금융연구원 분석 결과 대당 약 166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카드 복제 방지를 위한 특수장치 설치 등 ATM기의 보안 점검을 강화하는 것도 은행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수익성 때문에 ATM기를 줄이자 고객들의 불만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고객 대부분이 ATM기를 일종의 금융서비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 모(39·중구 유천동)씨는 “지점도 점차 줄고 있고, 지점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늘고 있는데 급할 때는 어떻게 돈을 찾으라는 이야기냐”며 “수익이 조금 줄었다고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ATM기 수는 선진국인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하면 훨씬 많지만 고객들의 인식 때문에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고객에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의 공동 ATM기를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농협 등 시중 6개 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4월 5212개에서 올 4월 현재 5151개로 지난 한해 동안 61개 줄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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