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체육 정책의 결정판인 '스포츠 비전 2018'을 발표했다.
스포츠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계획에 따르면 2017년까지 스포츠산업 규모를 당시 37조 원에서 53조 원으로 끌어올리고 이 부분 일자리 4만 개를 창출키로 했다.
충남도가 스포츠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민들의 체육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스포츠산업 육성과 관련 다른 지자체들은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대전, 대구, 전남, 경남 등 4곳은 스포츠마케팅 전담팀이 있다. 경기와 제주에는 스포츠산업 전담팀이 설치돼 있다.
이미 일부 지자체는 세계적인 스포츠행사를 개최했거나 개최할 예정으로 스포츠산업에 투자한 결실을 보고 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등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수확한 결과물이다.
남해군과 제주도는 각각 뛰어난 인프라와 기후적 장점을 내세워 각 종목 전지훈련을 유치하며 스포츠산업을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가고 있다.
반면, 충남도는 스포츠산업 분야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충남도 본청에는 스포츠산업 전담팀이 없다.
일선 시·군에서도 아산시 정도만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을 뿐이다.
2016년 전국체전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국내외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지도 못했다.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도는 스포츠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천안 단국대에 스포츠 마케터, 청년창업 CEO 과정 등 스포츠산업과 관련한 3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연간 120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데 전문 인력 배출 시 충남의 스포츠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별도로 올 상반기에는 도 본청에 스포츠산업 전담인력 1명을 계약직으로 충원할 방침이다.
지역 특성에 부합한 스포츠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보령 머드축제와 연계된 요트체험교실, 부여 카누훈련센터 및 수상 레저스포츠체험장, 천안 축구센터 활용한 전지훈련장 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도민들이 참여하는 체육 인프라 확충은 지역 연고 프로구단 창단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에는 모두 22개 팀 가운데 지역팀이 없는 지자체는 충남과 세종시가 유일하다.
1999년 천안 일화가 성남으로 연고지를 이전하고서 16년째 충남도민들은 연고팀 없는 설움을 이어오는 것이다. 안희정 지사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도민구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지만, 예산상의 이유로 이듬해 백지화됐다.
이같은 현실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스포츠를 즐기는 관람권 제한으로 이어진다.
실제 최근 충남에서 열린 K리그는 2011년 울산 대 제주(서산종합운동장), 2013년 대전 대 울산(〃), 2014년 수원 대 성남(천안종합운동장) 등 고작 3경기에 불과했다. K리그는 올 시즌 팀당 38경기를 치르며 이 가운데 절반을 연고지에 치르는 것을 감안하면 충남 축구팬들이 받는 설움은 작지 않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프로스포츠 구단은 경제적 인풋과 아웃풋보다는 지역 내 스포츠 복지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지역 주민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킬뿐더러 이들을 하나로 통합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지역 프로구단 역할을 재조명했다.
양춘기 충남축구협회장은 “충남 프로구단 창단이 쉽지 않지만, 또 어려운 부분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도민의 여가선용과 스포츠 복지 향상을 위해서 지역 축구계와 도민, 지자체의 역량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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