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 김한준 |
천안도심의 허파인 봉서산 아래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조례안까지 제정해 놓고 기업이 사업을 포기하자 주 의원도 이를 보류시켰기 때문이다.
주 의원을 65만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중 한 사람으로 봐야 할지, 특정기업을 위한 의원으로 봐야 할지 독자가 판단할 문제지만, 정당치 못한 입법과정과 천안시 도시계획심의위원의 개입 등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취재를 시작하기 전 무척 많은 고민을 했다. 조례안을 통과시켜 그 뒤 기업과 브로커인 도시계획심의위원, 시의원들의 움직임을 캘 것인지, 조례안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해 봉서산을 지킬 것인지 속으로 묻고 또 물었다.
특혜성 조례안을 저지해 봉서산이 지키는 것이 기자로서의 사명이라고 판단했고 결국 연속 보도를 통해 시의회 도시건설상임위원장인 주 의원으로부터 '보류'를 얻어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가 무겁다. 주 의원의 주장대로 기업이나 브로커 등의 청탁은 없었다고 치더라도 지금까지 입법 과정에 대한 부적절함과 각종 의혹에 대한 의문을 지울 수 없어서다.
아직도 문제의 도시계획심의위원이 건재하고 조례안 또한 보류시켜 불씨가 남겨진 마당에 주 의원이 호텔 건립을 위한 특별위 구성까지 계획하고 있어서일까.
지금도 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파괴할 수 있는 조례안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읽혀진다.
기업의 호텔포기로 정치적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주 의원의 말이 결코 자신의 실익이 아닌 시민의 실익을 얘기하는 거라 믿는다. 주 의원은 13일 의원총회에서 천장을 보며 말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에서 '닭'과 '개'가 누구를 의미하는지 함축적인 뜻은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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