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의 변화와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위기의식이 부족해 예방이나 제도마련에 미온적이다.
더욱이 여성과 아동처럼 가족 구성원을 분리해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족공동체 차원의 통합적 정책을 마련하고 건전한 가족이 보존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본보가 가정의 달을 맞아 기획한 '가족해체의 그늘' 보도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가정의 해체 문제를 사회가 안아야 할 현안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가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단위라는 점에서 가족해체는 곧 사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위기감이 녹아 있다.
대전대 사회복지학과 남미애 교수는 “가정이 위기에 빠지거나 극복하는 일은 가족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최근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며 “가정 지지기반이 약할 때 지지망을 돕고 지원해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해체의 문제를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이 등으로 분리해서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남대 소비자생활정보학 김순미 교수는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남편과 부인처럼 각각을 분리해서 가정문제를 이해하는 게 지금의 접근 방식”이라며 “이제 가정은 한 공동체이며 통합적으로 보는 정책적 시각이 있어야 한다”며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나홀로 사는 노인은 곧 자식부양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 가정을 유기적 관계로 이해해 건강한 가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야 하고, 이미 건강가족지원센터처럼 그러한 정책도 일부 실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해체를 사전에 예방하는 활동을 통해 이혼과 청소년범죄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의식과 함께 위기가족에 대한 긴급 지원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족 및 가족문제를 아우르는 데이터가 부족하고 5년 단위 가족실태조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가족문제 관련해 산재해 있는 실태조사 통합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전시건강가정지원센터 이옥분 사무국장은 “가족해체에 따른 사건이 발생할 때만 가정공동체 유지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아직 남아 있으나 예방차원에서 가족해체에 접근하려는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가족을 지원하는 기관을 통해 고비를 맞은 가정이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을 더욱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