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지방은행이 금융위원회에 충남과 충북 진출 허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을 허용했다.
이전까지는 지방은행 정관상 본점 소재지 해당 시·도와 특별시, 특별자치시, 광역시에만 진출할 수 있었고 금융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사실상 진출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지방은행들은 정관을 바꿔 경기도에도 지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가 규제개혁을 위해 경기도 진출을 허가함에 따라 지방은행들은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달 24일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경기도 수원에 지점을 열었다. 부산은행은 다음달 시화공단지점을 개점할 계획이며, 대구은행은 오는 7월 반월·시화공단 지점을 열 예정이다. 광주은행도 인천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오랜 숙원이었던 경기도 진출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갖게 됐다”며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의지가 강한 만큼 경기도 다음으로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권을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충청권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대전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현재 대전과 세종에 총 8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대전과 세종에서 각각 1곳의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전북은행이 대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충청지역 진출에 적극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북은행 한 관계자는 “전북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경제기반이 작은 편이어서 타지역 진출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경기도 진출을 발판 삼아 타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충청권 지점 확대를 고려하는 모습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대전에 첫 지점을 개설했으며, 대구은행은 세종에 지점 신설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대전과 세종의 제조업 기반 부실에 따른 영업활동 부진을 우려해 진출을 고민해 왔다”며 “공단 조성이 활성화된 천안·아산과 서산, 당진, 청주 등으로 지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도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장 진출은 어렵겠지만, 충청권 진출 요구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은행간 과당경쟁 등을 이유로 허가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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