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정기예금 '썰물'…기로에 선 은행

[월요포커스]정기예금 '썰물'…기로에 선 은행

예대마진 줄어 수익성 '악화'…핀테크 진출 등 활로 찾아야

  • 승인 2015-05-10 18:39
  • 신문게재 2015-05-11 4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저성장·저금리 장기화 탓에 은행들의 수익이 떨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의 돈은 계속해서 빠져나가는데다 예대마진마저 줄어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 3월 은행의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대출금리도 6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예금·대출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들은 예대마진이 줄어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감이 확대되고 있다.

올 1분기(1~3월)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52억원(8.3%) 감소한 3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수익의 핵심요소인 순이자마진이 전년대비 0.19%포인트 떨어진 1.58%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다.
앞서 지난달 17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은 2608억원으로 182억원(6.5%) 감소했고 순이자마진은 0.05%포인트 하락한 1.83%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일회성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이 상승하긴 했지만,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0.07% 포인트 하락한 1.72%에 그쳤다.

반면 우리은행은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으나, 균형적인 대출성장과 저비용성예금의 증가로 이자이익을 유지했다. 여기에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은행들의 정기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한국은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정기예금 수신 잔액은 지난 1~2월 두 달 동안 12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자구책으로 펀드나 보험, 카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수익 악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나라가 자국의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는 '환율 전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0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의 안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벌이는 신규대출 억제 방안 추진도 은행들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고 정부가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넣은데다 은행간 과당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 상태가 장기화되고 부실 여신이 많이 나온다면 은행들의 상황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전문가들은 해외진출 확대와 핀테크 산업 진출 등 금융권의 수익성 다변화 준비를 조언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들도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는데다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에 따른 역마진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은행이 올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올해에만 최대 70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등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도 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 3연임 임명
  2. [사설] 체류형 쉼터·농막 설치 완화, 좋은 방향이다
  3. 2024년 3분기 중도일보 우수기자상, 사회과학부·경제부 '공동대상'
  4. 재건축서 제척된 노후주택 10여세대 덩그러니…원주민 피해 '심각'
  5. [부고]김세영 목요언론인클럽 고문 본인상
  1. 국가위성정보 개방·재난재해 대비에 이용한다… 2회 국가우주위 열려
  2.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3. 대전기상청, 농업기후달력 제작해 농민들 배포
  4. [사설] 의료진 헌신이 빚은 '하늘이의 기적'
  5.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창립10주년 첫 후원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세수 펑크에 돈줄 죄는 정부… 대전 등 지자체 ‘비상’

세수 펑크에 돈줄 죄는 정부… 대전 등 지자체 ‘비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금이 정부 예상보다 덜 걷히자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내야 할 돈을 당초 계획보다 6조5000억 원 줄이기로 하면서 대전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예산 구조조정에 민생 사업의 차질이 우려되는 한편, 주요 핵심 사업의 국비 확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아직 2025년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11월 11일까지 시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게 돼 결정이 되어야 하지만, 정부가 교부세 삭감 등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재원이 대폭 줄어 사업..

해외 흩어진 문화유산 환수 기념박물관 충남에 조성된다
해외 흩어진 문화유산 환수 기념박물관 충남에 조성된다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을 환수해 한 곳에서 관람하고 체험하는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이 충남 아산시에 조성된다. 30일 국회등록법인 (재)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은 종이백과 특수용지 전문 기업인 HB페이퍼주식회사와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전날인 10월 29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 소재한 HB페이퍼주식회사에서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 조성을 위한 상생 협약식을 가졌다. HB페이퍼 주식회사 건물 4층 3300㎡(1천여 평)에 전시실, 도서실, 디지털상영관, 청소년체..

철도자격시험장 대전서 문열어... 철도 교통중심도시 도약
철도자격시험장 대전서 문열어... 철도 교통중심도시 도약

철도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한국교통안전공단(TS)에서 운영하는 철도자격시험장이 대전에 문을 열였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철도자격시험장은 30일 중구 오류동에서 이전 개소식을 가졌다. 철도자격시험은 철도차량 운전면허시험(제2종 전기차량 운전면허 등 6종)과 철도교통 관제자격증명시험(철도관제 등 2종)으로 나뉘어 시행된다. 기존 철도자격기험은 의왕과 김천에서 분산 시행 돼 왔으나 이번에 전국 철도 전문교육훈련기관(12곳)의 분포를 고려해 시험장 접근성과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해 대전으로 통합하게 됐다. 또한 첨단 철도 기술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 공동주택 화재 인명구조 훈련 공동주택 화재 인명구조 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