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지난 3월 은행의 예금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졌다. 대출금리도 6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예금·대출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들은 예대마진이 줄어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감이 확대되고 있다.
올 1분기(1~3월)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52억원(8.3%) 감소한 38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수익의 핵심요소인 순이자마진이 전년대비 0.19%포인트 떨어진 1.58%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다.
앞서 지난달 17일 실적을 발표한 하나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은 2608억원으로 182억원(6.5%) 감소했고 순이자마진은 0.05%포인트 하락한 1.83%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일회성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이 상승하긴 했지만,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0.07% 포인트 하락한 1.72%에 그쳤다.
반면 우리은행은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으나, 균형적인 대출성장과 저비용성예금의 증가로 이자이익을 유지했다. 여기에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은행들의 정기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한국은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정기예금 수신 잔액은 지난 1~2월 두 달 동안 12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들자 자구책으로 펀드나 보험, 카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수익 악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나라가 자국의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는 '환율 전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0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의 안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벌이는 신규대출 억제 방안 추진도 은행들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고 정부가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넣은데다 은행간 과당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 상태가 장기화되고 부실 여신이 많이 나온다면 은행들의 상황이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전문가들은 해외진출 확대와 핀테크 산업 진출 등 금융권의 수익성 다변화 준비를 조언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들도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는데다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에 따른 역마진 등 고민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은행이 올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올해에만 최대 70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등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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