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 주택화재 들여다보니…방쪼개기에 소방시설 전무

4층 방쪼개기로 대피 지연 초래, 경보기조차 없어 탈출시기 놓쳐

▲ 지난 5일 화재로 4층 복도에 있는 현관 초인종과 자물쇠가 화재열기에 녹아있다.

<속보>=지난 5일 화재가 발생한 동구 자양동 다가구주택은 '방쪼개기'를 통한 불법 증축이 이뤄졌고, 소화기와 방재시설이 전무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5월 7일자 6면 보도>

불법증축이 이뤄진 4층에서 중상자가 발생했으며 대피가 지연돼 화재 건물에 갇히는 원인이 됐다.

건축물대장상 불이 난 다가구주택은 8세대가 거주하는 것으로 신고됐지만, 사실은 9세대가 거주하고 있었다.

건축물대장은 1층 주차장을 제외하고 2~3층에 6세대, 4층에 2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4층에 3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방쪼개기가 이뤄진 상태였다.

이번 화재에서 중상을 입은 20대 남성은 불법증축을 모른 채 4층에 거주하다가 불길을 피해 창 밖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또 지난 1월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 오피스텔 화재사고에서도 사무용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해 피해를 키우기도 했다. 특히, 불이 난 다가구주택에는 기본적인 소화기와 화재경보기가 전혀 없어 입주민들이 화재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때문에 탈출 시기를 놓친 여성 두 명은 집 안에 갇혔다가 119구조대가 산소호흡기를 들고 진입해서야 탈출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닫혀 있어 1층 출입구에서 유입된 화재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복도와 계단에 계속 머물며 초인종과 잠금장치를 녹이기도 했다.

불길을 피해 4층에서 뛰어내려 8주 중상을 입은 가모(23)씨는 “밖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서야 화재사실을 알았고, 현관문을 열고 탈출하려했지만 복도가 너무 뜨거워 나갈 수 없었다”며 “완강기도 없어 뛰어내리는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단독주택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는 규정은 2012년 만들어졌지만 2017년까지 시행이 유예된 상태다.

한편, 지난 5일 대전 자양동 다가구주택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가씨가 중상을 입었고, 가씨를 구조하던 경찰을 포함해 입주민 7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임효인 수습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