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증인신문… 권 시장 멍에 벗을까

오늘 포럼 설립 기획자 출석…1심 증언거부 태도변화 주목

권선택 대전시장이 '당선무효의 멍에'를 벗을 수 있을까?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권 시장의 항소심 재판에 지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전고법 제7형사부(재판장 유상재)는 11일 오후 3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권 시장의 항소심 첫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항소심 첫 번째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인물은 권 시장이 고문으로 있었던 대전미래경제연구포럼의 설립 및 활동 기획자 역할을 한 김모씨다.

지난달 27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권 시장의 포럼 관련 내용을 다투기 위해 김씨를 공동 증인으로 결정했다. 검찰은 포럼 기획자인 김씨를 증인으로 내세워 권 시장의 포럼 관련 혐의를 재입증한다는 계획이며, 반대로 변호인 측은 권 시장의 포럼 혐의를 벗기 위해 김씨의 증언에 희망을 걸고 있다.

1심 재판부는 권 시장이 포럼을 설립해 유사선거기구 설립과 사전선거운동,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해 당선무효형을 선고했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증인신문 첫날부터 포럼의 위법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 첫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씨는 포럼 설립에 관여한 혐의로 뒤늦게 기소돼 현재 별도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1심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지만, 본인의 처벌을 이유로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현재 항소심 재판에 임하는 권 시장은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심에서 예상보다 무거운 형을 받아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내지 않으면 사실상 시장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권 시장은 우선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5박 6일간 예정됐던 미국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항소심 재판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판 기간 떠나는 권 시장의 해외출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재판부의 입장도 반영됐다.

또 항소심 재판에 대비해 지역 변호사 없이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노영보 등)을 단독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권 시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변호인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1심에서 포럼 관련 증거수집 위법성 주장이 사실상 실패한 만큼 포럼의 성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면서 “예를 들어 다른 정치인들도 모두 운영하는 포럼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는 판단은 법리 오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