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의 주요공약 중 하나로서, 시의회에 맡겨 지방공기업 사장 임명의 정실인사 타파와 전문성·경영능력을 검증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탓이다.
특히, 전문성 부족이 제기돼 후보자 자격 논란이 일었던 김근종 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를 적격으로 채택, 청문회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8일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적격으로 채택했다.
시의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내정자는) 관광분야 전문가로 호텔산업체 근무경력에 복합시설 관리 경영능력 부재 등의 우려가 있으나, 공단 시설관리 전반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과 현안 산업에 대한 이해로 해결 방안 및 대안제시 등 경영마인드가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 서비스와 마케팅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단순 시설관리가 아닌 고객감동 서비스를 창출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이뤄 국내 최고의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지방공기업으로 만들 것을 피력했다”고 기대했다. 또 “전반적으로 이사장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낮은 자세의 리더쉽 장점 부각과 종합적인 경영 노하우를 접목 시킨다면 공단 경영에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청문회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인 전문성은 등한시한 채 기관의 장으로서의 리더쉽을 더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봤다는 얘기다.
더욱이 지난 6일 열린 청문회 때 예상된 결과와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앞서 의원들 대부분은 청문회에서 김 내정자의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후보자 자격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 시장의 부담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당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식적인 시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힘든 결정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집행부를 견제해야할 시의회가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적격의 보고서 채택을 통해 집행부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문회가 자치단체장의 부적절한 인사를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우리는 의회가 채택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에 대해 시민들은 적격하다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시의회는 시민의 대표기관으로 신뢰받기 위해서는 청문보고서 채택을 번복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우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