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
2. 고개숙인 교단
3. 담임이 싫다
4. 교육계 제언
오는 15일 제34회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있지만 교육계의 상황은 그 어느때보다 암담하다. 입시 위주로 매몰린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폭력을 당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가 하면 각종 업무 가중으로 담임을 기피하는 교사들로 인해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는 기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정치권의 공무원연금법 개정 움직임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데다 정부의 산업체연계 교육 방침에 따라 인문계와 사범대의 대대적인 정원 축소까지 예고되며 우수 자원 교사의 확보도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본보는 스승의 날을 맞아 흔들리는 교단의 현실과 개선책은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연재해 본다. <편집자 주>
교권 하락과 공무원연금 개정으로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사범대 정원감축까지 예고하고 나서며 스승의 날을 맞은 교원사회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10일 대전·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명예퇴직을 신청한 대전지역 교원은 110명에서 지난해 331명으로 3배나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작년보다 많은 378명의 교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충남지역 역시 명퇴를 신청한 교원은 지난 2011년 176명에서 2013년 219명, 2014년에는 460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명퇴 신청자가 이같이 급증한 것은 공무원 연금법 개정 움직임으로 퇴직후 연금 수령액 삭감을 우려하는 중·장년 교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교사들을 존경하는 풍토가 사라지고 신뢰하락에 따른 교권붕괴와 빈번한 학교 폭력사고 발생처리 등 학생지도의 어려움도 교사들이 교직을 떠나려 하는 이유다.
명퇴교원이 급증한데 비해 명퇴 수용률은 크게 낮다. 대전시교육청의 교원 명예퇴직 수용률은 지난해 32.6%, 올 상반기에는 48%에 그쳤다. 예산상의 이유다.
하지만 이미 교단을 떠나려는 마음을 먹고도 명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교단에 남게 된 교원들의 사기 저하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교단을 떠나려는 교사들과 함께 예비 교사 양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부는 올해 초 인문대·사범대의 정원감축을 골자로 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사범대의 대대적인 정원감축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교원 양성기관 평가를 실시해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범대는 2017학년도 입시부터 정원이 대폭 감축된다.
교육계는 사범대학 정원을 감축해 정부지원을 감소할 경우 우수교원 모집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수연 충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부의 사범대 정원감축 예고는)교육을 백년지대계로 보지 않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라며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임용경쟁률을 낮추겠다는 교육부의 발상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박고운 수습기자 highluck8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