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현행 3대 1인 선거구별 최대 최소 인구편차를 2 대 1 이하로 조정하도록 결정했다. 이러면서 국회 정개특위가 구성되고 대전ㆍ충남권에선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이 선거구획정을 담당하는 공직선거법 소위에 들어가 '개인기'를 펴는 모양새다.
여의도 안팎에선 '1안', '2안', '박범계 안'등 여러 안이 회자되고 있지만, 아이디어 차원의 얘기다. 다양한 논의가 시작돼야 하나 공식화된 틀에서 나오지는 않고 있어 안타깝다.
지역의 선거구 획정 여론과 표의 등가성 원칙을 모아 지역의 선거구를 증설하자는 목소리를 하나로 묶을 공식 기구나 모임체가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이를 주도할 충청 국회의원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개별적이고 '각개전투적'이다.
정개특위가 구성되고 전체회의와 소위원회가 수차례 열렸음에도 대전 충남 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모인 적이 없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우리 지역의 선거구 획정을 어떤 식으로 해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수 있는지를 물을 창구 조차 없는 것이다. 한 의원은 내 선거구는 안전하다며 지금은 유권자들을 만나는 발품 선거가 최고라는 말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로 충청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선거구 증설을 통해 중앙 정치권에서 충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호기임에도 충청 의원들은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지방 정가 일각에서 일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옛말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진 의원들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초재선 의원들이 힘을 모아 '영충호 시대'에 걸맞는 선거구 획정이 될수 있도록 지역 여론을 모으고 확장시켜야 한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잃는 어리석움을 우리는 정치 현장에서 많이 목격해왔다. 충청의 울타리를 우리 스스로 견고하게 치지 않으면 우리 몫(선거구 증설)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유비무환, 이는 선거구획정 과정에서도 명실해야 할 핵심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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