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시정, 길 막힌 현안…대전시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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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시정, 길 막힌 현안…대전시 '내우외환'

권 시장 소환 이후 실국 뒤숭숭… 산적한 사업불구 돌파구 없어

  • 승인 2015-05-07 16:59
  • 신문게재 2015-05-08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시가 여전히 내우외환(內憂外患)에 휩싸여 있다.

수장(首長)의 사상 첫 검찰 소환조사와 1심 판결 이후 줄곧 안정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실·국이 맡은 현안사업들이 시원한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서 산하 기관·단체에서도 돌출행동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법원까지 '대전시장'으로서의 출장 업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등 안팎에서 동요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는 해결되는 현안사업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해 하반기 내내 승승장구했지만, 올 들어서는 유난히 답답할 정도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약속파기로 촉발된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주)신세계 컨소시엄과의 반쪽짜리 실시협약 이후 미래부의 500억원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줄기차게 협상을 했다지만, 그럴듯한 소식은 없다. 오히려 미래부에 끌려가면서 3대 논란(미래부 꼼수, 대전시 굴욕 협상, 유통상업시설 전락)이 거세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과학벨트 핵심사업 중 하나인 기초과학연구원(IBS) 본원 건립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실시계획 승인을 한 달 앞둔 이달 중에 미래부와 최종 담판을 지으며 양해각서를 체결하겠다고 한 만큼, 일단 지켜볼 문제다.

콤플렉스와 함께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의 하나인 대전컨벤션센터(DCC) 다목적전시장(무역전시관 3배 규모) 건립 예비타당성 조사 지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예타 대상에 선정되는 성과를 내고도 현재까지 한국개발연구원의 경제성과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당초 다음달 말 예타 통과 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늦어지고 있다. 1860억 원 중 국비가 600억 원인 만큼, 오는 7월까지는 예타를 통과해야 행정자치부 투·융자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예산 반영 등이 가능한 상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예타 대상 심사와 옛 충남도청과 경찰청사 활용방안, 지지부진한 산업단지 분양, 갈등이 커지는 용산동 현대아웃렛 등과 대전시립의료원, 도시철도 2호선 등 권 시장의 공약사업 상당수도 전망을 내놓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2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국비지원사업인 대전~세종 신교통수단(광역BRT) 건설, 외삼~유성복합터미널 연결도로 건설, 원도심내 지식산업센터 건립, 자원순환단지 조성, 고화질(HD) 드라마타운 조성, 중촌동 호남철교 입체화 시설 등 역시 만만치 않다.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하지만, 안팎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시청 일부 국장급과 과장급 등은 업무 마찰을 빚으면서 인사철도 아닌 시기에 자리를 옮기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민선 5기 임명된 산하기관·단체장들이 옷을 벗으며 '한 소리'를 하고 떠나자 실무책임자까지 '부당함'을 호소하며 덩달아 한 마디씩 내뱉고 있는 실정이다.

권 시장의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재판부조차 방청객들이 즐비한 법정에서 '시민을 위한 투자유치 업무'를 위한 출장에 이례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결국, 예정된 대전시장의 해외 출장을 취소하게 할 정도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민을 바라보며 묵묵히 시정에 전념하는 게 공직사회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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