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순례의 길]우뚝솟은 십자가, 돌 하나에도, 오롯이 서려있는 신앙의 흔적들

[日 순례의 길]우뚝솟은 십자가, 돌 하나에도, 오롯이 서려있는 신앙의 흔적들

  • 승인 2015-05-07 09:54
  • 신문게재 2015-05-08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 나가사키현 순례의 길을 가다(2)]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나가사키까지 순교자의 발자취 따라 깨달음의 길
기리시탄 박해 모습 그대로 담아낸 시마바라 성당안 스테인드 글라스
가혹한 박해에도 믿음 굽히지 않은 26인 성인기념관에선 참회의 기도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지도신부 김정수 내동성당 주임신부)과 60명의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가톨릭신자들과 함께했던 일본 나가사키와 고토 성지순례 동행 취재기를 지난 주 1편에 이어 지면에 담아본다.
 
 ▲후쿠오카
 후쿠오카는 후쿠오카현의 중심지로 일본에서는 8번째로 큰 도시이며 연평균 기온이 약 16.3도로 1년 내내 따뜻하다. 나라,헤이안 시대부터 무역항으로 발달해 해외문화를 받아들이는 요지였다. 후쿠오카는 규슈의 가장 현대적인 도시인 동시에 하카다오리 같은 실크제품이나 하카다 인형과 같은 전통 인형 등 많은 전통 민속품도 지니고 있어 지방의 전통 문화도 맛볼 수 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규슈의 명소이다.

 ▲벳부
▲ 26인 성인기념관
▲ 26인 성인기념관
 일본 오이타현 중앙부에 있는 시로, 오이타 현에서 두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온천이 시내 각지에서 용출되며,용출량이 일본 1위인 온천도시이다. 온천은 관광, 산업뿐만이 아니라 생활에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제주시와 목포시, 미국 텍사스 주중 보몬트 등과 해외 자매 결연 도시다. 벳부 시의 서부는 오이타 백경의 하나로 선정돼 있는 유후강 협곡과 아소쿠주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숲이 많다.

 ○ 가마토지옥
  지하 수백미터 아래에서 뜨거운 열탕과 증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이 마치 지옥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은 노천온천이다. 지옥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로 밥을 지어 신에게 바쳤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00도가 훨씬 넘는 온천수가 끊임없이 솟아오르고 진흙탕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온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6개의 연못이 온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하늘색을 띠고, 낮아질수록 주황색으로 변한다. 화산폭발이 일본에 큰 재앙을 줬지만 그것에 대한 대가로 후손에게는 아름답고 소중한 온천을 선물해 줬다.

 ○ 유노하나 유황 재배지
 벳부에서 가장 유명한 8개의 온천중 하나인 묘반온천은 ‘유노하나’유황재배지로 유명하다. 유노하나란 온천의 꽃이란 의미로 명반의 애칭이다. 묘반온천지역의 지표면에서 활발하게 뿜어나오는 온천가스 증기를 이용해 만든 천연입욕제이다. 약용효과가 뛰어나 각종 피부병과 무좀, 류머티스,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다. 가정에서도 간단히 천연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명반이란 염료와 의약품으로 쓰이는 알루미늄과 철명반석의 결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는 백반으로 알려져 있다. 묘반온천의 온천가스가 함유하고 있는 유효 성분을 이용해서 애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약 280년 동안 전통적인 제법을 통해 쭉 생산돼 왔다.

 
○민예촌거리와 긴린코 호수
  북큐슈 오이타현 민예촌 거리는 가장 일본적인 온천지인 유후인 마을 곳곳에 크고 작은 미술관과 갤러리, 예쁜 상점, 다양한 음식점, 분위기 있는 카페 등 아기자기한 마을 분위기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음의 끝에 위치한 긴린코 호수는 전설에 의하면 ‘우나구히메’라는 여신이 유후인을 만들때 유후인 분지에 살던 용을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호수라고 한다. 호수의 이름은 잉어가 수면 위를 뛰어오르는 모습이 석양에 비쳐 그 비늘 빛이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다. 긴린코는 특히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로 유명하다. 이 호수의 바닥에서는 뜨거운 온천수가 솟구치는데 이 온천수가 차가운 호수의 물과 섞이면서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신비로운 호수와 아름다운 산세와 어우러진 자그마한 마을로, 산 중턱의 온천에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동화속 마을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마모토
 구마모토 평야의 중앙에 위치하며, 동쪽은 아소산 기슭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홍적대지를 이루고 있고, 서쪽은 아리아케해에 면하는 분지상의 지형을 이루고 있어 한서의 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를 나타낸다. 16세기 초 가요마사가 구마모토성을 축성한 이해 250여년에 걸친 세월동안 성읍으로 번영했다. 상업과 서비스업 등 3차 산업 인구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해 소비도시의 성격이 짙다. 공업도 소비재 관계되는 식품, 목제품, 출판, 인쇄 등이 중심을 이뤘는데 최근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국도 연변이나 교외에 전기, 농기구, 공장이 진출하게 됐다.

 ○시마바라 성당
 시마바라의 난 뒤에 크리스천이 전멸한 시마바라 반도에 1902년 선교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1932년 시마바라 니노마루 성당을 건깁하고 1997년 현재의 돔형태 교회당이 건립됐다. 텐쇼 파견시절 중 금교령이 내린 뒤에도 시마바라 반도 쿠치노츠 등에 거점을 두고 활동한 나카우라 줄리아노 신부의 동상이 있다. 성당 안에는 일본의 기리시탄 박해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와 일본 교회의 실상을 알리고자 뽑힌 4명의 학생으로 로마 교황을 알현하고 유럽 문화와 기술을 익히고 돌아온 4소년 사절단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성당은 시마바라의 난 당시 희생된 순교자들을 기리는 시마바라 순교자 기념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나가사키
 도시 자체가 아름다운 관광 명소인 나가사키는 여느 도시와는 달리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로 이름나 있다. 공원에 올라가서 보면 나가사키 도시 전체가 보이며 도시 사이로 흐르는 강물과 현란한 네온사인이 강물에 비쳐서 마치 보석을 여기저기에 갖다 놓은 듯한 슬프도록 아름다운 도시이다.

 ○콜베 신부 기념관
 콜베 사제는 1930년부터 나가사키에서 약 6년간 일본 신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신학생 교육, 가난한 이들 구호를 비롯해 현 히코야마 중턱인 호고치에 성모의 기사 수도원을 설립했다. 1984년 폴란드 출신으로서 독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형 언도를 받은 한 수인을 대신해 47세 나이에 아사형을 받고 독살됐다. 기념관은 1971년 콜베신부 성인품을 기념해 지어졌고, 그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다.

 ○혼고우치 루르드
 본래 루르드는 프랑스 남부 마을의 이름으로 성모마리아가 나타난 성모 발현지이다. 일본에서는 ‘기적의 샘’과 순례의 뜻을 담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콜베 신부가 1930년 나가사키에 와서 프랑스 루르드와 비슷한 동굴을 발견했고, 신부가 폴란드에 귀국한 후 루르드가 생겼다. 혼고우치 교회에서 200미터 가량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면 혼고우치 루르드가 있다.

 
○오오우라천주당
 나가사키의 글로버공원으로 이어지는 언덕길 입구에 있는 흰색 교회로 정식명칭은 일본 26인 성인순교자 천주당이다. 1597년 나가사키에서 순교한 성인들을 기리기 위해 1864년에 프랑스 선교사가 지었다, 건물 외관은 고딕과 바로크 양식이 혼합돼 있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지었다고 한다. 천주당 안에는 약 100년 전에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돼 있고, 중앙으로 나 있는 계단의 오른편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있다. 천주당 옆에는 1875년에 건립한 라텐신학교가 있다.

 ○26인 성인기념관
 1597년 2월5일 당시의 장군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천주교 금지령에 의해서 순교한 6명의 선교인과 20명의 일본 천주교 신자를 추모하기 위해 1962년에 건립됐다, 1597년 26인의 크리스천이 여기서 가혹한 고문끝에 처형됐다. 기념관에서는 크리스천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글로바엔
 글로벌정원이라고도 불리는 글로바엔은 1863년 스코틀랜드에서 건너온 상인 토마스 블레이크 글로버에 의해 지어졌다. 막부 시대가 끝내 막을 내리고,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5개국과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면서 1859년 나가사키는 개항을 맞아 외국과의 자유무역시대로 돌입했다. 이후 해안거리를 중심으로 특색있는 거리가 형성됐으나 1899년 외국인 거류지 폐지로 인해 양관들은 그대로 남겨지면서 1970년 양관을 정비한 후 글로바엔을 탄생시켰다. 저택의 구조가 네잎클로버 형태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우라카미 주교좌 성당
 우라키미 천주당은 천주교 탄압을 견뎌 온 신자들이 1895년부터 30년의 세월동안 돌과 벽돌을 쌓아올려 완공 당시에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교회로 동양에서 유일한 로마네스크 양식 대성당이라고 칭송받던 곳이다. 그러나 1945년 8월9일 나가사키 상공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의해 붕괴돼 주임 사제인 나시다 신부와 신도 20여명이 희생됐다. 그때 살아남은 신부들이 1946년 목조로 된 임시 성당을 지었고, 현재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성당은 1959년에 재건됐다. 이후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일본을 방문하기 1년 전인 1980년에 벽돌 제조를 통해 정비됐다. 현재 일본의 천주교 교구중에서 가장 많은 신도 수를 자랑하고 있는 성당이다.

 ○‘나가사키의 종’ 저자 나가이 다카시 박사를 기리는 여기당
 우라카미 성당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언덕을 오르다보면 아주 초라한 판잣집이 하나 보인다. 이 여기당은 다다미 2장 남짓한 단칸방의 목조건물로, ‘남을 내몸처럼 사랑하라’는 ‘如己愛人(여기애인)’을 뜻하는 말이 바로 여기당이다.
 여기당은 나가이 다카시 박사가 생의 마지막 5년 반을 머물며 이 곳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와 사랑을 깨우치는 14권의 책을 집필해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곳이다. 여기당 안에는 나가이 박사의 살아 생전 물건들이 있다. 나가이 박사는 죽는 순간까지 여기애인의 삶을 실천해 일본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김정수 신부는 “일본의 성지에 와서 천주교 성당들을 순례하면서 박해받고 순교한 일본 신자들의 숭고한 신앙을 깨닫게 되고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나가사키,고토에서 한성일기자 hansung007@
 
  ▲일본 그리스도교 역사 연표
 1550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히라도에서 선교 시작
 1563년 요코세우라에서 오무라 스미타다가 세례를 받아 일본 첫 크리스천 영주가 됨
 1566년 알메이다 수도사가 고토열도에서 선교 시작
 1567~1582년 구치노쓰에 포르투갈 무역선 입항
 1576년 가미고토의 와카마쓰에서 300명이 천주교로 개종
 1597년 토요토미 히데요시 명령으로 니시자카에서 26명의 성인 순교
 1607년 루이스 세루케이라 주교(예수회)가 배에서 숙박하면서 고토열도 각 지역을 돌면서 3000명에게 견진성사
 1609년 가스팔 니시, 구로세의 쓰지(십자로)에서 순교
 1610년 고려인(조선출신)이 성 로렌소 성당 건립
 1613년 아리마의 히노에성 아래 아리마 강에서 세 가족이 순교(아리마 순교지)
 1614년 구치노쓰에서 2명의 고려인(조선 출신) 미겔과 베드로 순교. 아담 아라카와, 아무쿠사 지방에서 최초의 순교자
 1617~1622년 선교사들을 오무라 스즈타 옥사에 유치
 1618년 이후니시자카에서 400명 남짓의 순교 기록과 고려인(조선 출신) 순교자 기록이 있다(일본 26성인 순교지)
 1622년 가미로 콘스탄치오 신부, 화형으로 순교(야이자 순교지)
 1622년, 1624년, 나카에노 섬에서 순교
 1625년 고려인(조선장군의 아들) 비센티 가운(권)은 구치노쓰에서 붙잡혀 시미바라성 옥사에 투옥, 이듬해 니시자카에서 순교
 1627년 시미라바 성 근처 바다에서 5살 아이를 포함한 가톨릭 신자들 순교(시마바라 순교지)
 1627년~1631년 운젠지옥에서 가톨릭 신자들 고문 당하고 순교(운젠지옥 순교지)
 1630년 60세의 고려인(조선 출신) 바오로 순교
 1637년 시마바라, 아마쿠사 농민 반란
 1638년 하라 성 총공격으로 반란군 3만여명 전사
 1657년 오무라에서 일어난 고오리박해로 이듬해 131명의 가톨릭 신자가 호코바루에서 참수당한 유체는 부활을 막는다는 이유로 머리와 몸통을 나눠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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