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대전 동구 자양동 대학가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2m 미만 주변까지 확산된 모습.
사진=임효인 기자 |
1층에서 시작된 화재가 외벽 전체에 부착한 스티로폼을 타고 수직상승했고 검은 연기에 입주민들은 밖으로 대피하지 못했으며, 2m도 떨어지지 않은 옆 건물로 쉽게 번져 피해를 키웠다.
불이 난 다세대주택은 1층 주차장에 2~4층에 입주민이 거주하는 형태로 3개 면의 외벽은 단열을 위해 일명 스티로폼을 부착한 외단열시스템(드라이비트 방식)으로 마감돼 있었다.
외단열시스템은 폴리스텔렌폼이라는 단열재를 건물 외벽에 접착제를 발라 20~150㎜ 두께로 부착하는 것으로,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한 1월 의정부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날 대전 다세대주택 화재도 의정부 화재사고 때와 똑같이 전개돼 확산됐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1층 종이와 폐 매트릭스 등 재활용품에서 시작된 불은 급격히 퍼졌고,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불은 비록 1층에서 시작됐지만 건물 외벽 마감재를 타고 4층까지 수직상승했고, 샌드위치패널처럼 마감재 내부에서 연소되면서 소방수가 닿지 않아 쉽게 진화되지 않았다.
또 건물 간격이 2m도 떨어지지 않았고 주변 다세대주택도 단열재를 부착한 드라이비트 방식으로 마감돼 불길은 옆 건물로 쉽게 옮아 붙었다.
불은 주변에 밀집한 다세대주택 4곳이 외벽에 옮겨 붙거나 심하게 그을리며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4층에 거주하던 가모(23)씨가 현관으로 탈출할 수 없어 창문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고, 다른 방에 있던 김모(22·여)씨와 유모(19·여)씨는 산소호흡기를 가져 온 119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날 화재로 입주민 1명이 중상을 입었고, 임신부와 출동 경찰관을 포함한 7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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