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양동 화재, 의정부 사고와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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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자양동 화재, 의정부 사고와 '판박이'

드라이비트 방식 불에 취약… 건물 간격 2m이내 등 유사

  • 승인 2015-05-06 18:06
  • 신문게재 2015-05-07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지난 5일 대전 동구 자양동 대학가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2m 미만 주변까지 확산된 모습.
<br />사진=임효인 기자
▲ 지난 5일 대전 동구 자양동 대학가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2m 미만 주변까지 확산된 모습.
사진=임효인 기자
대전 동구 자양동 대학가 다세대주택에서 지난 5일 발생한 화재로 8명이 중경상을 입고 주변 건물 4개동까지 번진 사고는 지난 1월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사고와 원인부터 결과까지 판박이다.

1층에서 시작된 화재가 외벽 전체에 부착한 스티로폼을 타고 수직상승했고 검은 연기에 입주민들은 밖으로 대피하지 못했으며, 2m도 떨어지지 않은 옆 건물로 쉽게 번져 피해를 키웠다.

불이 난 다세대주택은 1층 주차장에 2~4층에 입주민이 거주하는 형태로 3개 면의 외벽은 단열을 위해 일명 스티로폼을 부착한 외단열시스템(드라이비트 방식)으로 마감돼 있었다.

외단열시스템은 폴리스텔렌폼이라는 단열재를 건물 외벽에 접착제를 발라 20~150㎜ 두께로 부착하는 것으로, 5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한 1월 의정부 화재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날 대전 다세대주택 화재도 의정부 화재사고 때와 똑같이 전개돼 확산됐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1층 종이와 폐 매트릭스 등 재활용품에서 시작된 불은 급격히 퍼졌고,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불은 비록 1층에서 시작됐지만 건물 외벽 마감재를 타고 4층까지 수직상승했고, 샌드위치패널처럼 마감재 내부에서 연소되면서 소방수가 닿지 않아 쉽게 진화되지 않았다.

또 건물 간격이 2m도 떨어지지 않았고 주변 다세대주택도 단열재를 부착한 드라이비트 방식으로 마감돼 불길은 옆 건물로 쉽게 옮아 붙었다.

불은 주변에 밀집한 다세대주택 4곳이 외벽에 옮겨 붙거나 심하게 그을리며 유독가스를 내뿜었다.

4층에 거주하던 가모(23)씨가 현관으로 탈출할 수 없어 창문으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고, 다른 방에 있던 김모(22·여)씨와 유모(19·여)씨는 산소호흡기를 가져 온 119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날 화재로 입주민 1명이 중상을 입었고, 임신부와 출동 경찰관을 포함한 7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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