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가장 고민거리인 마운드에서 제 역할을 못해주면서 5선발은 물론, 불펜진에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김성근 감독과 구단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화는 지난 4일 유창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전날 홈구장인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가진 롯데자이언츠전에서 선발 등판한 지 하루만에 2군으로 밀렸다. 김성근 감독이 참고 참다가 결국 올 시즌 첫 엔트리 말소를 결정한 것이다.
유창식은 올 시즌 1군 8경기에 출전해 1승도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16(18과 3분의 2이닝 19자책)을 기록, 부진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3일 롯데전에선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시작했지만, 이후 3볼넷 1피안타(홈런)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강판됐다. 선발투수가 3분의 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다.
물론, 이날 강경학이 토스한 병살성 송구를 2루수 정근우가 놓치는 실책을 범하며 빌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유창식의 멘탈이 좀더 강해져야 한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사실 최근 5경기 성적도 평균자책점 9.35나 된다.
유창식은 올 시즌 출전한 8경기 중 7경기에서 계속 실점했다. 실점하지 않은 지난달 11일 롯데전도 볼넷 하나만 주고 강판된 것이어서 유창식이 출전한 8경기 모두 사실상 내용이 좋지 않았다.
세부적인 데이타도 이를 뒷받침한다. 피안타율은 3할 2푼이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88, 피홈런은 6개나 된다.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수치다.
유창식의 부진은 한화의 선발 운용은 물론, 불펜에도 큰 고민과 부담으로 작용했다.
용병 투수들도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태양마저 올 시즌 부상으로 이탈됐다.
이런 상황에서 토종 선발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지만 유창식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유창식의 부진은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올 시즌 한화의 구원진은 지난 3일까지 114이닝을 소화했다. 10개 구단 중 KT(115.1이닝)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유창식은 첫 등판한 지난달 5일 마산 NC전에서 5.2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9일 대전 LG전은 3.2이닝 3실점, 15일 대전 삼성전은 4.2이닝 3실점, 22일 잠실 LG전 3이닝 2실점 등으로 부진, 선발로 나서 5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다.
이는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유창식이 지난 3일 롯데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임무를 잘해냈다면 한화는 4연승을 거두고 기분좋게 휴식을 취한 뒤 1약체로 꼽히는 KT에게 상대적으로 수월한 경기를 치르며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한화가 상위권 굳히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유망주'에서 '만년 유망주'로, 이제 한화의 '실망주'로 전락할 조짐이다. 유창식이 2군에서 절치부심해 한화의 에이스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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