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허니버터칩(과자)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주재료인 감자 가격도 덩달아 올라 '金(금)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일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4월 말 대전에서 거래된 수미감자(상품) 20㎏ 한 상자 도매가격은 평균 4만 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2만 600원)보다 2배 넘게 상승했다.
평년 거래가격(2만 5867원)보다도 2만원 상당 오른 수준이다.
소매가격도 뛰긴 마찬가지다.
대전 역전시장에서 판매되는 수미 감자(상품·1㎏) 소매가격은 평균 3000원을 기록했다.
불과 1개월 전 2500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16.7% 올랐고, 1년 전 가격인 1700원에 비해서는 43.7%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허니버터칩 열풍에 편승한 제과업계가 앞다퉈 단맛 감자칩 제품을 쏟아내며 주원료인 감자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도 품귀현상이 이어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경쟁업체들도 잇달아 달콤한 감자칩 제품을 출시, 감자칩 시장은 연 1000억원 규모에서 25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대표적인 예로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비롯해 오리온 '오!감자 허니밀크', 롯데 '꿀먹은 감자칩' 등 아류 제품들이 줄줄이 쏟아졌다.
심지어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는 해태제과도 '허니통통' '자가비 허니마일드' '허니콘팝' 등 자체 아류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초 비교적 따뜻한 날씨로 감자·고구마 수요가 많지 않아 가격이 하락한 탓에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이면서 올해는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본격적인 햇감자 출하가 5월 중순에야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공급량 부족에 따른 감자 가격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부 정모(39)씨는 “시장에서 감자를 사려고 해도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제과업체에서 감자관련 제품들을 쏟아내다보니 시장 상인들 조차 감자씨가 말라 가격이 비싸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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