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관심 뚝…더 슬픈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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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관심 뚝…더 슬픈 어린이날

3년간 대전·충남 1700명 가족 잃어 보육인력도 태부족… 사회지원 절실

  • 승인 2015-05-03 16:44
  • 신문게재 2015-05-04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4살 때 엄마 손에 이끌려 아동복지시설에 온 지윤이(14·가명)는 11년째 대전의 한 아동 양육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엄마의 손길과 따뜻한 품도 어렴풋한 기억에서 점점 잊혀도 함께 지내는 언니와 동생들이 또다른 가족이 돼 빈자리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지윤이도 5월이 되면 설레면서도 부모가 있는 아이들과 비교되는 것 같아 가슴 한쪽이 아리다.

부모와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지만, 사회적 관심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가정이 해체된 아동을 찾아오는 발길은 줄어든 마당에 아동양육시설과 그룹홈에도 기본적인 보살핌 인력이 지원되지 않거나 지원에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윤이처럼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보호대상 아동 2372명이 대전·충남 양육시설과 위탁가정에서 지내고 있다.

부모가 이혼해 가정이 해체되거나 비행가출 등의 이유로 2011년부터 3년간 대전에서 아동 1040명, 충남에서 아동 672명이 가정의 품을 잃은 보호대상 아동으로 등록됐다.

최근에는 부모로부터 학대 받는 아이들과 미혼모 가정에서 태어나 곧바로 양육시설에 맡기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아동양육시설 관계자는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그리고 미혼모 부모는 아이들이 선택한 게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가정의 품을 잃어버리는 주된 원인이 된다”며 “내 아이가 소중하듯 주변 아동에게도 사랑을 나눠줘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정의 품을 떠난 아이들이 사회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양육환경은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아동복지법은 가정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아동복지시설에 필요한 전문인력과 종사자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나, 대전에서 이를 준수한 아동복지시설이 오히려 드문 실정이다.

아동 35명이 생활하는 서구의 한 양육시설은 아동의 연령과 인원을 고려하면 보육교사 20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는 10명이고 동구의 또다른 양육시설도 보육교사가 충원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대전 아동복지시설 14곳은 적정 보육인원 243명에 못 미치는 196명뿐이며, 이는 인건비를 지급하는 지자체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호대상 아동이 양육시설 아닌 그룹홈 등의 위탁가정에서 지내는 경우 보육시설 아동에게 지원되는 피복ㆍ도서ㆍ학습지원은 이뤄지지 않는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대전아동그룹홈협의회 관계자는 “보호대상 아동이 일반 가정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지만, 지자체의 보살핌은 시설 아동과 차별현상이 빚어진다”며 “아이들이 사회 품에서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 보육기반을 기준까지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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