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신부 “일본인 숭고하고 애틋한 신앙정신에 감동”

김정수 신부 “일본인 숭고하고 애틋한 신앙정신에 감동”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 단장

  • 승인 2015-04-30 14:03
  • 신문게재 2015-05-01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나가사키현 순례의 길을 가다 1 ]

▲김정수 성지순례단 단장
▲김정수 성지순례단 단장
“우리가 순례를 떠나면서 과연 나가사키 성지순례가 잘 이뤄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던게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일본의 정서와 천주교 신앙이 정서적으로 엇갈림이 있을 것 같아 상당히 두려운 마음으로 성지순례를 추진해왔는데 은혜롭게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김정수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 단장이 일본 성지순례 일정 중 순례 마지막날인 지난 4월18일 나가사키항에서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신부는 “일본에 와서 보니 우리나라보다 200년이나 먼저 가톨릭을 받아들인 일본 순교자들의 잠복 신앙이 얼마나 피눈물나는 고통과 핍박의 삶속에서 이뤄진 것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순교자들의 순결하고 고귀한 피가 일본 신자들 0.3%내에 살아있어서 바닷물에 소금이 7% 섞여 있어서 썩지 않는 것처럼 일본 신앙의 뿌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지난 3월17일이 일본 나가사키 신자 발견 150주년을 맞이한 날로, 260년간 일본에서 박해 속에서도 견디어온 가톨릭 신앙의 문화와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일본의 잠복 신앙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도 바칠 정도로 고통을 참아내고 희생을 감수하면서 주님의 사랑을 보존해온데 대해 숭고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어 “로마 교황청이 지정한 공식 순례지인 나가사키의 26성인 순교자 성당은 성 필립보를 기리는 성당이기도 한데 인간의 존엄과 부활 신앙을 깨닫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나는 성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 박해를 피해 잠복신앙을 이어온 성지에 와서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을 이어온 순교자들로부터 큰 감동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또 “배척받고 박해당할수록 더 강해지고 굳건해진 이들의 순교신앙을 통해 주님의 신비의 은총을 깨닫게 된다”며 “순례를 통해 하느님을 발견하고 참 생명을 깨닫는 것이 우리 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나가사키현에 밀집된 50여개의 작지만 아름다운 성당들을 순례하면서 김 신부는 “일본 신자들의 신앙이 얼마나 아름답고 애틋했는지 성당 건축물만 봐도 느낄 수 있다”며 “로마교황청에서 나가사키를 순례지로 정한 이유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일본 성당 건축의 명장인 데스카와 요스케는 평생 불교신자로 살았던 건축가이지만 종교를 초월해 그가 건축한 성당들은 하나같이 그림처럼 아름다워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이 작고 아담한 성당들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깨끗하고 청결하게 관리하는 신자들의 귀한 땀방울 역시 감동”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일본의 나가사키 26 성인들처럼 신앙을 위해 순교한 신자들을 발견하고 영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감격의 순간을 공유하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신앙의 뿌리를 지켜온 일본교회와 신자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빈다”고 전했다.

일본 나가사키·고토=한성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 vs 세종시 완전 이전' 놓고 가치 충돌
  2. 의대정원 어떻게… 의대생 복귀가 먼저 VS 모집정원 빨리 결정
  3. 이장우 시장 "자원봉사연합회, 대전을 따뜻하게 만든 힘"
  4. 경찰 조직개편에 협소해진 대전경찰청사…일부 부서는 '셋방살이'
  5. [사설] 의협 정부에 대화 제안, 접점 찾아야
  1. 천안 한 아파트, 집행정지 소송 휘말려
  2. 개교 126 주년 호수돈총동문회 초대
  3. [사설] 충청권 '정보보호 클러스터' 기대 크다
  4. "지금은 자원봉사 시대!!"
  5. 李·金 충청잠룡 대권도전에 지역현안 해갈 기대감 증폭

헤드라인 뉴스


장고 들어간 이장우 선택은?… 6·3대선 도전 여부 초미관심

장고 들어간 이장우 선택은?… 6·3대선 도전 여부 초미관심

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도정에만 충실하겠다"며 6·3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 시장이 충청의 대권 주자로 혼자 남은 상황에서 과연 지역을 대표해 대선링에 오를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 시장은 "열흘만 더 고민하겠다"며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 지사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조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충남도정에만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그는 충청 보수진영의 대표 잠룡으로 꼽히며 대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

김종민 의원 “차기 대통령 집무실 세종 설치, 정당 모두 합의하자”
김종민 의원 “차기 대통령 집무실 세종 설치, 정당 모두 합의하자”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3선·세종시갑)이 10일 “차기 대통령 집무실 세종 설치는 정당 모두 합의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며 정당 간 합의를 통한 조속한 결정과 추진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인수위 없이 바로 집무를 시작한다”며 “용산은 국민이 불신하고 청와대는 국민 개방으로 갈 데가 없다. 대통령 집무실을 어디로 할 것인지 정당 간 합의로 조속히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따로, 공무원 따로, 제대로 국정 운영이 될 수 없다. 정부 장·차관과..

대전 어디 가지?…화려한 예술 전시·공연 풍부
대전 어디 가지?…화려한 예술 전시·공연 풍부

2025년 봄, 대전은 예술로 물들고 있다. 합창의 울림, 앙상블의 선율, 바이올린의 열정, 연극의 메시지, 서예의 향기가 여기 대전, 한 자리에 모인다. 따스한 봄에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은 대전의 심장을 뛰게 하고 우리의 영혼을 깨운다. 각 공연과 전시가 주는 특별한 매력을 통해 관객들은 새로운 감동과 사유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대전의 공연과 전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대전시립합창단 = 대전시립합창단 제170회 정기연주회 바흐 '요한 수난곡 Version Ⅱ'가 오는 4월 18일(금)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 선관위, 제21대 대선 ‘엄정하고 공정하게’ 대전시 선관위, 제21대 대선 ‘엄정하고 공정하게’

  • 유성구 장애인종합복지관 균열 발견…신속 안전조치 유성구 장애인종합복지관 균열 발견…신속 안전조치

  • ‘불꽃 튀는 열정으로’ ‘불꽃 튀는 열정으로’

  • ‘사고나면 어쩌려고’…안전불감증 여전 ‘사고나면 어쩌려고’…안전불감증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