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한남대 총장 |
5월은 계절의 여왕이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 교육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이 석류알처럼 연이어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 스승과 제자 사이, 남편과 아내 사이의 관계윤리를 가르치고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달이다. 각급 학교와 교회마다 가정의 소중함과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달이다.
아카시아 꽃이 피고나면 학습능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덥고 지치기 때문이다. 2015년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많은 이들이 실망과 충격과 허탈을 경험했다. 이제 5월은 회복의 달로 소망과 보람과 감사를 만들어가자. 특히 언어의 절제와 대화의 수양에 힘쓰도록 하자. 왜냐하면 “말이 거친 사람은 말로써 오해를 사고 / 말로써 시비가 일고 말로써 다툼이 잦을 것이요 // 말이 과한 사람은 말은 거창하되 실속이 없고 / 농담과 진담의 경계가 모호하니 매사에 신뢰를 잃을 것이요 // 말이 앞서는 사람은 열정은 있어도 노력이 없고 / 계획은 있어도 실천이 없으니 그 결과가 신통치 못할 것이요 // 말이 많은 사람은 말로써 경솔하고 / 말로써 처신이 가볍고 말로써 실수가 많을 터 // 말씨는 곱게, 말 수는 적게 / 생각하는 말이 보석이요 / 잘 듣는 말이 보약일 것입니다”(이채)
옛날부터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요 성품이며 신념이요, 습관으로 보았다. 그래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통해 말을 삼가하고 때와 곳에 알맞게 조절하라고 가르쳤다. 말 한 마디를 입 밖으로 내놓기 전에 세 번 이상 생각하라(三思一言)고 했으니 그 셋은 ①내가 하려는 말이 진실인가? ②내가 하려는 말이 현재 상황에 적합한가? ③내가 하려는 말이 듣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가? 이 셋 중 어느 하나라도 확신이 안 서면 말하는 것보다 침묵이 낫다는 것이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가 있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 풍도(馮道)가 쓴 설시(舌詩)가 있다.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신상이 편하리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閉口深藏舌 安身處處牢). 헛소문에 일비일희 하지 말자. 원래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기 때문에 네 마리의 적토마가 이끄는 수레보다도 빨리 퍼지는 게 말이다. 칭찬보다는 험담이 더 빨리 더 멀리 퍼지는 것이다. 또 남의 말을 전할 때 오해하거나 가감해서도 안 된다. 거짓말도 반복하다보면 사실로 오인되기 때문이다. 헛소문이나 모함으로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은 몽둥이로 맞는 것보다 훨씬 더 아프다. 최근 SNS를 통해 금도를 넘어서는 댓글로 인해 얼마나 피해가 많은가. 언어 살인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경험했다.
우리 입에서 긍정의 말, 격려의 말, 칭찬의 말, 감사의 말이 나오도록 정서순화와 감정조절에 힘쓰자. 필화(筆禍)나 설화(舌禍)가 사라지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아들아 딸아 곱게 커줘서 고맙다. 스승님 은혜에 감사합니다. 제자들아 너희만 믿는다.”같은 말로 축복과 감사를 나누는 5월을 만들어가자.
김형태 한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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