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진 대전 반석고 2학년·Help Our Animals 동아리 회장 |
그래도 그 강아지를 잊을 수 없어서 저금했던 용돈을 찾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 강아지를 데리고(포획?) 동물병원에 가서 건강상태를 검진해보니, 항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걸 알게 되었다. 깔끔하게 미용을 시키고 예방접종도 하고 나니, 앙증맞고 귀여운 자태가 드러났다. 강아지를 기르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친구 집을 드나들며 한 달 동안 보살피게 했더니, 강아지의 건강도 좋아지고 정서적으로도 많이 회복되어 활달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우리 집으로 데려다 보살피지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그 친구 집에서 계속 보살필 수 있게 되어, 그 강아지는 방랑하는 유기견의 처지에서 사랑받는 반려견으로 운명이 바뀌었다.
그로부터 두 달 쯤 지났을 때, 전에부터 꼭 찾아가보고 싶었던 유기견 보호센터(대전동물보호센터)에 자원봉사를 신청하여 방문하게 됐다. 출입구부터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유기견들의 짖는 소리가 요란했고, 눈에 띄는 유기견만 수십 마리는 족히 넘어 보였다. 이렇게 많은 반려견들이 버려졌다는 사실에 마음이 많이 아팠고, 또 한편으로는 그나마 이런 보호센터가 있어서 보호받고 있는 걸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림축산부 자료에 근거한 보도를 보면, 한 해 동안 발견되어 보호조치 되는 유기동물이 10만 마리 정도나 된다고 한다. 분양되는 경우는 3분의1 정도에 불과하고, 4분의1 정도는 안락사를 시켰다고 한다. 주인에게로 되돌아가는 경우는 10분의1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나마 보호시설로 인계되는 숫자가 이 정도이지, 버려진 상태로 떠돌거나 생을 마감하는 유기동물의 정확한 숫자는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유기동물은 개가 대부분이고 고양이도 더러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유기동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주인이 버리지 않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에서 반려동물은 절대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할 것이다. 특히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가족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부터 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유기된 동물에 대해서는 보호시설로 인계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게 필요한데, 발견한 시민들의 신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는데, 유기동물들이 새 가정을 만날 수 있게 입양으로 잘 안내하는 것이 유기동물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전통사회와 크게 달라지면서 독신으로 살아가는 나 홀로 가정이 크게 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려동물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반려동물의 양적인 증가만큼 버려지는 유기동물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을 주는지 모른다. 먹이고 씻기고 배설물 치우는 것이 번거롭고, 예방접종이나 감기 등으로 병원비도 적지 않게 들지만, 강아지를 분양받은 책임의 몫이다. 반려동물은 말 그대로, 짝이 되는 동무로서 삶을 함께 하는 동물이다. 기르고 싶어서 입양했다가, 싫어졌다고 내다버려도 되는 장난감 같은 존재로 여겨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을 입양으로 표현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유기동물로 처지가 바뀌는 일이 없도록 반려가족들이 끝까지 사랑으로 품었으면 좋겠다.
황유진 대전 반석고 2학년·Help Our Animals 동아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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