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지난 24일 오후 대전 중구 계백로 버드내아파트 앞 보도육교. 60대 보이는 한 노인이 보도육교 엘리베이터 이용을 위해 버튼을 누르자, 느릿느릿 움직인 엘리베이터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 이 노인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승강기 안으로 탑승했다.
이곳 승강기는 평소 고장이 잦았던 터라 이용자들은 항상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한다.
이 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63·여)씨는 “가끔 고장이 나서 이용을 못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해 불편이 크다”며 “어떨 때는 중간에 서기라도 할까 봐 불안하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실제로 며칠 전에도 이 승강기는 고장으로 3~4일간 운행이 정지되기도 했다. 고장이 잦은 이유는 설치된 지 14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각해졌기 때문.
교체를 위해선 1대당 1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재정 여력이 넉넉지 않은 자치구 입장에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중구 관계자는 “유천동 버드내아파트 앞 보도육교 엘리베이터의 경우 2001년에 설치돼 시설 노후화로 인해 자주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에 지속적으로 예산 반영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구 가수원 네거리 인근 보도육교에 설치된 승강기 역시 고장이 잦은 편이다. 설치된 지 약 4년이 지난 이곳 승강기는 이용자가 워낙 많아 자주 멈춰 선다는 것.
내부 위생 상태도 엉망이다. 불법 전단지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가 하면, 커피나 음식물 등의 찌든 때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서구 관계자는 “현장팀이 15명 정도 있는데, 주로 도로보수에 투입돼 보도육교 승강기까지 많은 신경을 못 쓰는 상황”이라며 “다음 달부터 정비방안을 세워 최소 1주일 간격으로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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