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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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

  • 승인 2015-04-21 14:01
  • 신문게재 2015-04-22 18면
  • 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
▲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
▲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
SNS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읽고 생각하는 문화에서 보고 검색하는 문화로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일자리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여기에 컴퓨터와 결합된 갖가지 신기술―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첨단 로봇, 무인자동차, 3D프린터, 나노기술 등―이 출현하면서 현존하는 일자리의 80%가 사라질 것이라는 유엔미래보고서의 자료를 친구가 보내준 카톡으로 보면서 한층 우울함이 더하게 된다.

잠시 인간의 삶을 생각해보면 인간 역시 시간과 공간이란 제약을 피할 수 없으며 지구상에 인류가 출현한 이후 문명시대의 몇천년은 어쩌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의 21세기는 그 이전 시대와는 사뭇 다른 시대가 될 것으로 벌써부터 인간의 걱정과 또 그 반대의 기대가 교차되는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그간의 인류의 삶을 수렵시대, 농업혁명의 시대, 산업혁명시대를 거쳐 지식정보혁명의 시대로 들어섰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 정보혁명의 시대인 21세기 인류는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으며 엄청난 변화를 겪으며 일상을 살고 있다. 학문 간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져가는 현상을 비롯, 정보혁명으로 인해 인간의 내밀한 공간은 사라져 가고 있고 인간이 지녀왔던 많은 문명적 요소들이 파괴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이제는 컴퓨터와 결합된 기계가 하고 있고, 지식과 정보가 결합해 이를 대량으로 전달하는 기제가 발달하면서 교육 분야를 비롯한 전 산업분야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그 끝을 섣불리 예견하기가 힘든 게 지금의 지구촌 모습이다. 편리해진 만큼 더 큰 고통이 뒤따른다고나 할까. 이런 현실을 보면서 필자는 정보와 검색에 익숙해진 지금 시대의 분위기가 자칫 그동안 인류가 쌓아왔던 '생각하는 능력'과 이 생각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키워온 인류의 문화유산 및 더 나아가 인간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 주는 도덕적 기쁨 또는 행복감마저 상실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우려를 갖게 된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보면서 필자는 지금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역설적으로 읽고 생각하는 문화가 더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세계적인 IT미래학자이자 경영컨설턴트인 '니콜라스 카'는 2010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저서에서 정보와 검색으로 대표되는 인터넷시대의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인간성의 정수라고 여긴 '깊은 사고'가 기술혁명이라는 진보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인류의 오랜 유산인 읽고 쓰는 능력과 이의 결과인 깊은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간의 문명쌓기는 결국 읽고 쓰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필자는 조금은 빛바랜 한 잡지에서도 발견했다. 지난 2003년 겨울 호에 실린 '일본포럼'이란 잡지인데 이 잡지는 일본에서 간행되는 이름 있는 잡지· 신문 등 여러 정기 간행물에 실린 글들을 모아서 만든다. “'읽고 쓰기 주판'으로 밖에 인간을 만들 수 없다”는 제목의 글로 오차노미즈여대의 후지와라 마사히코교수가 썼다. 이 글에서 후지와라교수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정보로 인해 떠내려가지 않고 본질을 깨달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독서경험을 쌓는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하고 교육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참을성'을 길러 주어야 하며 아울러 읽는 능력을 주입시켜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글을 보면서 필자는 책읽기 곧 독서야말로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검색의 시대, 정보의 시대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할 독자도 있을 것이나 인간이 걸어온 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유한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이 바람직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 데 여기로 이르는 방법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며 이는 읽고 쓰는 일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읽고 쓰는 능력 그것은 곧 독서에서 나온다는 지나간 교훈을 강조하는 역설을 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때마침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4월23일)을 맞아 문화와 문명 그리고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오랜 기간 인류가 해왔던 책읽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게 된다.

조성남 희망의 책 대전본부이사장·前 중도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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