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유성구청장 |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 3월을 포함해 올해 1분기 평균기온이 20세기 평균보다 0.82도, 종전 최고 기록보다도 0.05도가 높았다고 한다. 더욱이 올 4,5월에는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6월에는 기온변화가 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진다면, 21세기 말에는 지난세기와 비교해 세계기온이 3.7도, 해수면은 63cm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 기후 조짐이 잦아지고 있고, 과학자들은 이를 벌써부터 예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최근 일련의 이상기후가 지구환경의 위기라는 데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고, '지구 온난화가 이상기후의 원인'이며, '이 같은 현상이 지구 환경에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세 가지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수십 년간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북극의 해빙이 줄어 익사하는 북극곰의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느새 침묵하는 다수가 됐다. 이는 그동안 급속히 발달해 온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문명의 이기를 누려온 우리로서 산업화의 역기능인 환경오염 문제를 고려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또 물질적 풍요 속에서 어느새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이 현실이 아닌 미래의 허상이기 만을 막연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가 故 박경리 선생은 생전에 '인간은 자연의 이자로만 살아야 하고, 원금을 허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은 미래로부터 빌려온 것이지 우리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이에 우리 구는 이상기후의 경고를 자각하고, 구민 안전과 건강도시 실현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탄소포인트제 가입을 통한 에너지 복지 실현에 앞장서 왔고, 최근에는 유엔 환경자문기구인 이클레이에 가입하는 등 다양한 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친환경도시 구축을 위해 테마형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한편, 여가녹지공원 조성을 대폭 확대하고, 빈계산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인간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환경의 장래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구정 철학을 담았다.
더 이상 환경을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문명에서 학습한 훌륭한 재능과 다음 세대를 위한 도덕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내일의 지구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의 생활 습관과 정책적 관행에 대한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 욕망과 하찮은 이득에 이끌리는 탐욕스러운 존재일지 모르나, 환경의 위기를 재생의 기회로 만드는 고귀한 능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오는 4월 22일은 지구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전 세계가 기념하는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 선언문은 인간의 자원 낭비로 자연과 조화롭던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 생활 문화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지난 2009년부터 지구의 날을 전후한 1주일을 기후변화 주간으로 정해 지구를 살리는 일에 국민적 동참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환경의 위기에 대응하는 환경보호가 언뜻 보면 거창한 것 같으나 대중교통 이용과 불필요한 전등 끄기, 온수 절약, 재활용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불편함이 가치 있는 큰 행동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우리 지구는 이미 깨끗해 질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세계지도가 바뀌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진정 우리 자식들에게 세계지도를 다시 그리도록 할 것인지를 지구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한다.
허태정 유성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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