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식이 개최됐다. |
선체 인양과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세월호 추모객 500여명이 16일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은행동 으능정이거리까지 거리집회를 벌였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의미하는 노란 종이배가 6명이 어깻줄로 묶은 나무받침 위에 올려져 앞장을 섰고, 추모객들은 노란 유건을 머리에 쓰고 종이배를 뒤따랐다.
이렇게 오후 8시 20분쯤 서대전시민공원을 나선 노란 종이배와 추모객은 서대전네거리부터 옛 충남도청사 앞, 그리고 으능정이거리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벌였다.
세월호 희생자 또래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추모객 행렬의 앞쪽에서 영정 액자를 품은 채 걸어나갔고, 아이를 안고 나온 젊은 아빠부터 손녀들과 함께 걷는 노인까지 행렬이 200m 이어졌다.
▲ 세월호추모식에 참가자들이 촛불을 밝힌채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이날 추모객들은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라”고 촉구하고 “진상규명 가로막는 특별법 시행령 즉각 폐기하라”며 거리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홍동성(21ㆍ충남대)씨는 이날 “참사 이후 몇 개월간 잠시 잊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해결된 게 없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해 추모식에 참석하게 됐다”며 “전보다 안전해졌다고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모객들이 걸어 으능정이거리 입구에 진입할 때 누군가 건물 4층에서 대통령 사진이 담긴 전단지 수 백장을 살포하기도 했다.
오후 9시 40분쯤 대흥동 새누리당 대전시당 건물 앞에 집결한 추모객들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규봉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추모제 대전시민 참가자 결의문을 통해 “대한민국이 바뀔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는 뒤로한 채, 대한민국은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세월호 참사의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위해 나서겠다고 대통령이 답하라, 권리를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대전시민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거리집회에 앞서 오후 7시부터 서대전시민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대전대책회의’ 주관으로 열린 1주기 추모식에는 1200명(경찰 추산 1000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김신일 성서대전 사무국장(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서 이영복 대전대책회의 공동대표는 “우리는 아직 1년 전 4월 16일에 멈춰 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 권선택 대전시장이 추도사를 하고있다. |
권선택 대전시장은 연단에 올라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전과 후는 달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과거를 잊으면 미래가 없듯이 자성과 반성 속에 대전시민 안전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도 “유가족의 분노와 슬픔을 품어주고 지켜주는 것이 살아 있는 우리에게 남긴 의무이다. 진실이 인양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임세희양의 아버지 임종호씨와 어머니 배미선씨가 추모식에 참석해 안산분향소 합동추모식이 취소된 경위와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도 이날 오후 7시 30분 대흥동 성당에서 추모미사 후 침묵행진을 벌였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 노란 종이배를 앞세워 추모객들이 대전시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 노란 종이배를 앞세워 추모객들이 대전시내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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