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관심이다] 시민 안전의식이 대형참사 막아내

  • 사회/교육
  • 미담

[안전은 관심이다] 시민 안전의식이 대형참사 막아내

기찻길 선로침하·빌딩화재 초동대처로 피해규모 줄여

  • 승인 2015-04-15 18:12
  • 신문게재 2015-04-16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세월호 침몰 1주기, 안전은 관심이다] 중.재난 예방은 관심에서 시작

#1. “쿵” 2013년 4월 가게 밖에 무엇인가 떨어진 소리를 들은 김중하(54)씨는 밖을 비추는 CCTV화면에 눈동자가 멈췄다. 호남선 철길을 떠받치는 고가교에서 하얀 흙먼지가 일었고, 자갈 같은 게 고가교 10m 아래 도로에 쏟아졌다. 가게를 박차고 나와 눈으로 직접 보니 사고 상황은 더욱 명확하게 다가왔다. 기찻길을 떠받치는 오정고가교 연결부위가 살짝 가라앉은 듯 보였고 기울어진 틈으로 자갈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고가교를 통과한 화물기차의 마지막 화물칸이 전과 다르게 좌우로 뒤뚱뒤뚱 흔들리며 멀어지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교각 연결부위가 벌어져 내려앉은 듯한 모습은 철길 옆 20년 생활 중에 처음 봤다.

김씨는 잠시 고민했다. “인부들이 현장에 있으니 알아서 조치하겠지”, “기차가 달리는데 이상 없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거야”,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신고했겠지”등 생각이 오갔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려 돌아서는 순간 “기차가 지날 선로까지 휘어졌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휴대전화를 켰다.

#2. 지난달 18일 자정쯤 집으로 향하던 조석희(47)씨도 중구 중촌동 한 상가에서 다급한 순간과 마주했다. 20여개 상가가 밀집한 빌딩 4층 환풍구 속에서 붉은 빛이 물결 치는 게 보였고, 순간 건물 내에 불이 났음을 직감했다. 늦은 시간 거리는 인적 드물었고, 건물 내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듯했다.

불이 시작된 건물에는 찜질방부터 학원, PC방, 노래연습장까지 위치해 있었고, 상황을 모르는 이용객들이 여전히 건물 안에 있을 수 있었다. 조씨는 일단 119에 화재신고를 하고 불이 난 건물에 들어갔다. 소방서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화재상황을 경험한 터라 더욱 조심스러웠다.

불이 난 4층은 연기가 차오르고 전기가 끊겨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식당 업주는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조씨는 소화기를 손에 쥐고 불을 향해 움켜쥐었다.

위의 사고에서 보듯 처음 목격한 시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행동은 대형 인명피해를 막는 귀중한 결과를 가져왔다.

앞서 선로 침하 사고를 발견한 김씨는 112에 신고했고, 코레일에 곧바로 전달돼 오정동 오정고가교에 접근하던 새마을호 기차가 속도를 줄여 사고 선로 200m 앞에서 멈추는 계기가 됐다.

또 화재현장에 있던 조씨가 화재를 진화한 덕분에 찜질방과 학원 등이 밀집한 대형화재 취약 빌딩 내 다른 업소에 확대되지 않아 인명피해도 예방할 수 있었다.

관심을 두지 않고 소홀히 지나쳤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 초기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 재난을 피할 수 있었던 사례다.  

선로 침하사고를 최초 신고한 김중하 씨는 14일 “처음엔 공사 중 나는 소리로 여겼다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니 평소와 많이 다르다는 확신이 생겨 신고할 수 있었다”며 그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