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꽃같이 진 아이들, 무엇을 남겼나

세월호 참사 1년… 꽃같이 진 아이들, 무엇을 남겼나

정부 수학여행 안전대책 강화… 학교 내 안전사고 오히려 늘어

  • 승인 2015-04-15 15:25
  • 신문게재 2015-04-16 11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학교 안전교육의 현주소

▲ 지난해 11월 1일 세월호 참사 197일째, 교실 책상 곳곳에 흰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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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1일 세월호 참사 197일째, 교실 책상 곳곳에 흰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DB
꽃같은 아이들이 진 봄이 또 왔다. 지난 1년간 세월호는 정국은 물론 경제계, 입법, 사회의 모든 틀을 바꿔 놓았다. 교육계 역시 마찬가지다. 대대적인 안전 교육 강화와 함께 수학여행도 100명 미만의 소규모·테마형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일선 교육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그대로다. 안전 교육강화에도 사고는 오히려 더 늘었다.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그간 교육계의 변화와 과제를 짚어 본다. <편집자 주>

▲체험형 소규모 수학여행으로 변화=정부는 지난해 6월 30일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 안전대책 강화' 방안을 내놓고 100명 미만 소규모·테마형 수학여행 활성화와 150명 이상 대규모 수학여행시 50명 당 1명의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 했다.

대규모 수학여행(150명 이상)은 학생·학부모 동의 절차를 거쳐 안전요원 확보 후 안전 대책 및 교육적 효과 등에 대한 점검 후 적합한 경우에만 실시하도록 했다.

지난 11월에는 기존 아동복지법에 따라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교육ㆍ실종·유괴 예방 및 방지 교육·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재난대비 안전교육·교통안전교육 등을 합해 학교별로 연간 44시간 실시하던 안전 교육을 51시간으로 늘렸다.

오는 2018년까지 독립된 안전 교과 또는 단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이에 발맞춰 올해 수학여행은 100명 미만의 소규모로 운영하고, 테마형 수학여행으로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현장체험학습 운영 공통 준수사항'을 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50명 이상 대규모 수학여행은 학생·학부모 동의 절차를 거쳐 안전 대책 등에 대한 점검 후 적합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만 추진하며 학생 50명 당 1명 안전요원 확보하도록 했다.

시의 소방안전 전문가와 교육현장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수학여행지원단을 구성해 숙박지 사전 화재점검, 비상연락망 운영, 응급상황 발생 시 비상구조 요청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도 실시중이다.

수학여행 당일에는 관할 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운전기사 음주측정, 교통안전 현장지도, 경찰 에스코트 등도 한다.

시교육청은 오는 6월까지 초·중등·특수·보건교사 800명을 대상으로 사례·실습 중심의 집중연수를 먼저 실시하고 여름방학을 활용해 추가 연수를 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3년 이내 연 15시간 이상의 안전교육 연수를 이수하게 하고 전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심폐소생술 교육도 확대한다.

▲ 지진 대피훈련중인 학생들  지난해 5월 13일 부산 송운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지진 대피훈련 중 학생들이 책상 밑에 몸을 숨긴 모습.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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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대피훈련중인 학생들 지난해 5월 13일 부산 송운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지진 대피훈련 중 학생들이 책상 밑에 몸을 숨긴 모습. 연합뉴스 DB
▲안전교육강화에도 학교 현장 안전사고는 오히려 늘어=대대적인 안전 교육 강화에도 일선 학교 현장의 체감 온도는 그리 높지 않다.

초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안전과 관련한 교육과정이 따로 편성되지 않아 체육과 가정 등 관련 교과 시간에서 안전 교육이 이뤄져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유·초·중·고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11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안전교육 강화가 학교현장 변화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9.2%가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등 교사들도 이런 방침에 회의적이다.

대대적인 안전 교육 강화에도 학교 안전 사고도 오히려 늘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 안팎의 안전사고는 지난 2013년 10만5000여건에서 지난해에는 11만6000여건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대전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등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도 전년 3116건보다 437건이나 늘어난 총 3553건으로 집계됐다.

학교내 안전 사고는 지난 2012년 2895건에서 매년 증가 추세다.

정부의 안전요원 의무 배치 등 안전대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세월호 참사 이후 150명 이상 수학여행 실시시 50명당 안전요원 1인을 배치하도록 했지만 이에 따른 비용은 따로 지원되지 않으면서 교사들이 15시간의 연수를 받아 안전요원으로 투입되는 사례가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이 수학여행의 새로운 대안으로 추진 중인 100명 이하에 대한 일선 교육현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학여행 등 현장 체험학습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교사·학생·학부모·교육전문직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몇 개 반 등 일부 단위(21.5%)'나 '1개 학급 규모(14.2%)'보다는 '같은 학년이 가는 것이 좋다(51.3%)'가 절반이 넘었다.

수상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한 '생존 수영교육' 강화 방침 역시 수영장 시설 및 예산 등의 여건이 어려워 말뿐인 대책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자기구조법 및 기본구조법 실습 등 생존수영 강습 등 총 10시간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10시간 남짓의 수영장 교육이 실제 바다에서 재난을 당할 경우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인근에 수영장 시설이 마련되지 않은 학교가 상당수인데도 수영교육을 방과 후가 아닌 정규교육과정 안에서 진행해야 하는 데다 안전 요원 배치나 원거리 이동 등에 대한 지원이 크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주기 맞아 대대적 추모 분위기 =올해 대전지역 모든 초·중·고교가 100명 미만의 중·소규모로 팀을 나눠 수학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배'를 제외한 '비행기'와 '버스' 등으로만 이동한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세월호 사고 여파로 대전지역 초등학교 73개교(50%), 중학교 5개교(5.6%), 고등학교 13개교(20%)만이 수학여행을 진행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초등학교 132개교(90%), 중학교 62개교(70%), 교등학교 44개교(70%)가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수학여행이 대거 재개된 모습이지만 소규모·체험형으로 수학여행의 모습은 크게 바뀌었다.

여행지도 경주, 제주도로 집중됐던 것에서 서울·경기, 강원도 일원 등으로 분산됐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교육 현장에서는 곳곳에서 추모 분위기가 활발하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갑천초, 대전샘머리초, 대전서중, 동신과학고, 호수돈여고 등 많은 학교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계기수업을 진행했다.

또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는 교사들의 인증 릴레이'를 진행했다.

세종시 교육청과 충남도 교육청도 교육청 차원의 추모기간을 정해 학교별로 자체 추모 행사를 한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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