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사망보험금 중 일부를 노후 의료비나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종신보험 신상품을 선보였다.
유가족 생활보장을 위해 설계된 기존 종신보험과 달리 가입자 본인의 생전 생활보장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가입 금액의 80% 한도에서 은퇴 후 필요한 의료비를 횟수 제한 없이 미리 받을 수 있다.
노후 자금이 소진되면 사망 보험금 중 일부를 생활비로 받아 활용할 수도 있다.
신한생명도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처럼 종신보험 가입자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을 출시했다.
NH농협생명은 보험을 깨지 않아도 사망보험금 일부를 필요에 따라 찾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삼성생명 등 타 생명보험사들도 현재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을 결합시킨 새로운 구조의 보험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저성장과 고령화로 퇴직 이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종신보험 변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70세에 불과하던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2000년 75세, 2010년 78세를 돌파했다. 지난해에 태어난 아이의 평균 기대 수명은 82세에 이른다.
종신보험은 1989년 외국계 보험사가 처음 도입했다. 가입자가 사망한 후 유족에게 보험금을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별다른 인기가 없던 종신보험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들어 가족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신의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보험 가입이 늘면서 종신보험이 정체상태에 빠졌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은 유족뿐만 아니라 가입자도 일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른 사망 시 가족의 생계를 고려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은퇴 이후에 대한 노후 대비도 함께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상품이 늘고 있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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